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라곰’의 행복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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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식 라이프스타일’ 다룬 책들 출간 붐

적당히 일하고 휴식하기 등
균형잡힌 삶 주체적 이끌기
평범해도 실천은 쉽지 않아

일본식 ‘미니멀(Minimalism)’, 미국식 ‘킨포크 (Kinfolk)’, 덴마크식 ‘휘게(Hygge)’에 이어 이제 스웨덴식 라이프 스타일 ‘라곰(Lagom)’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스웨덴 국가 공식웹사이트 사진작가 롤라 오케르스트룀의 ‘라곰, 스웨덴식 행복의 비밀’(웅진지식하우스)을 시작으로 최근 스웨덴 칼럼니스트 리니아 듄의 ‘라곰: 스웨덴 사람들의 균형 있는 삶의 행복’(페이퍼가든), 스웨덴 출신 프리랜서 작가이자 요리사 안나 브론스의 ‘라곰 라이프-더 적게 소유하며 더 나은 삶을 사는 법’(21세기북스), 영국에 거주하고 있는 스웨덴 작가 엘리자베스 칼손의 ‘오늘도, 라곰 라이프-소박하게 심플하게 만족스럽게 스웨덴식 라이프 스타일’(휴) 등 라곰 라이프 스타일을 다룬 책들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이들 책은 라곰과 라곰의 철학을 설명하고 일하기, 의식주를 포함한 세세한 일상부터 삶과 주변 환경을 대하는 태도에 이르기까지, 불필요한 것을 걷어내고 본질에 집중하는 라곰 스타일의 행복에 대해 전한다. 감정, 시간 관리, 인간관계, 음식, 돈, 직장, 공간 등 생활의 다양한 분야에서 작은 변화부터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실전 가이드이기도 하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스웨덴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타협하고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배려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러면 대인 관계는 ‘라곰’한 수준으로 유지된다. 모두가 먹을 만큼 충분치 않으면 남은 몫은 나눈다. 엘리자베스 칼손은 그것이 스웨덴 사회가 작동하는 라곰한 방식이라고 했다. 휴 제공

라곰은 스웨덴어로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은 딱 적당한 만큼이라는 뜻으로 스웨덴 사람들은 일상에서 ‘음식이 라곰으로 간이 되었네’ ‘밖이 딱 라곰하게 따뜻해’ 처럼 자신에게 딱 맞는 만족스러운 상태를 설명할 때 형용사나 부사처럼 사용한다고 한다. 말의 기원은 8세기와 11세기 바이킹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이킹들이 뿔로 만든 공통 술잔에 봉밀주를 담아 건네면 모두 받아들고 라게트 옴(larget om·구성원 모두를 위해), 즉 다른 사람들도 골고루 마실 수 있도록 한 모금만 마셨다는 데에서 유래됐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균형 잡힌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는 북유럽식 행복 철학이다.

이 같은 라곰은 지난 몇 년간 폭발적 인기를 얻어온 미니멀, 킨포크, 휘게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라곰까지 포함해 이들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은 공통적으로 지금과 같은 경쟁적이고 번잡한 삶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과 가족을 위한 삶, 보다 여유 있는 삶, 진정한 가치를 지향하는 삶의 방식이지만 조금씩 차이가 있다. 킨포크가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느리고 여유로운 자연 속에서 소박한 삶을 지향한다면, 휘게는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일상의 소박한 즐거움을 누리는 데에 포인트가 있다. 미니멀은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고 삶과 일상을 단순하게 함으로써 진짜 중요한 것에 집중하게 하는 라이프 스타일이다. 이에 비해 지난해부터 전 세계 패션·라이프 잡지 등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라곰의 ‘특별한’ 중심은 ‘균형’에 있다. 오혜영 휴 편집장은 “일과 생활의 균형을 찾으려는 워라밸(Work & Life Balance)이 특히 30, 40대 사이에서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많은 관심을 받게 되면서 이 같은 균형 잡힌 삶의 방식을 보여주고 사람들이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책을 찾다가 라곰 책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 책이 말하는 몇 가지 라곰의 지혜를 전한다. ‘라곰 라이프’의 저자 엘리자베스 칼손은 말한다. “하룻밤 사이에 건강하고 균형 잡힌 라이프스타일을 뚝딱 만들어주는 마법은 없다. 하지만 행복해지기 위해서 그저 친구와 따뜻한 음료 한 잔만 마실 수 있으면 족하다. 점심시간에 공원을 거닐고, 따스한 햇살을 만끽한다든지 또는 창턱에 심어놓은 씨앗이 자라는 모습을 보는 일이야말로 만족감을 주는 충분한 라곰이다.”

‘라곰 라이프 더 적게 소유하며 더 나은 삶을 사는 법’의 안나 브론스가 전하는 라곰 10계명은 다음과 같다.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휴식하기, 양보다 질을 추구하기, 나에게 관대해지기, 멀티 태스킹 줄이기, 하루 10~15분 커피 타임 갖기, 제철 향토 식재료로 음식 해 먹기, 나와 가족에게 딱 맞는 공간 만들기, 고독한 시간 갖기, 모든 계절을 느끼기, 재료와 성분에 관심 갖기. 특별하진 않지만 실천하긴 쉽지 않은 일들이다. 하지만 아주 쉬운 것부터 도전해 보시길.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