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성폭행’ 파문>“安, 정서불안 상태”… 측근들, 사과 기자회견 설득중

잠적 사흘째… “아직 결정 못해”
두달에 한번꼴 외유도 도마에

잠적 사흘째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언제 모습을 드러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충남도와 지역에선 도민 앞에 나서서 용서를 구하는 사과 기자회견을 하도록 설득하고 있으나, 안 전 지사가 이를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7일 충남도의 한 관계자는 안 전 지사 측에 도청 기자회견을 설득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어차피 검경 수사가 진행되면 포토라인에 서야 할 텐데 말 한마디 없이 사라지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며 “당장은 힘들더라도 8년간 성원을 보내준 도민과 지지자들에게 참회와 함께 용서를 구하고,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그나마 추가적인 여론 악화를 막는 길이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도청 기자회견은 안 전 지사가 결정을 못 하고 있다고 한다”며 “안 전 지사가 현재 정서적으로 안정돼 있지 못해 기자회견이 힘들 수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의 추문으로 충남 도정의 이미지가 최악으로 추락한 만큼 권한대행 체제를 수습하기 위해서는 안 전 지사의 공식적인 도민 사과가 필수적이라는 게 충남 지역 공직사회의 여론이다. 지역에선 성 추문이 폭로된 지난 5일 이후 3일째 종적이 묘연한 안 전 지사가 조만간 잠적을 끝내고 도청으로 기자회견을 하러 올 것이라는 소문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6일 안 전 지사의 기자회견이 이날 오후 4시에 있을 것이라는 풍문이 취재진 사이에 나돌기도 했다.

한편 해외에서 수행 비서에 대한 성폭력 사건이 두 차례나 발생한 안 전 지사의 유독 잦은 해외 나들이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민선 5기 4년을 제외하더라도 민선 6기인 2014년 7월 이후 44개월 동안 모두 22회의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두 달에 한 번꼴이다.

특히 지난해 대통령 경선에서 낙선한 이후에는 5개월 연속 매월 해외출장을 다녔다. 올해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9일), 2월 호주 외교부 초청 방문(8일) 등 도정과는 무관한 해외 나들이가 이어졌다. 도의회와 지역 언론 등에서 안 전 지사의 너무 잦은 해외 출장에 대해 “도지사가 한가한 자리도 아닌데 바람 쐬러 다니나”라는 비판이 무성했지만 ‘공무상 출장’이라는 강변과 함께 비판여론은 뭉개지고 말았다.

충남도의 관계자는 “결국 감시망이 부재한 가운데 도지사의 너무 잦은 외유가 돌이킬 수 없는 성적 일탈 사고까지 부른 셈”이라고 말했다.

홍성=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