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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2018 평창동계올림픽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07일(水)
시력·다리 잃고도 ‘우뚝’… 인간승리 드라마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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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 장애인크로스컨트리스키 대표 브라이언 매키버(뒤)와 가이드. 캐나다패럴림픽위원회 홈페이지
▲  한국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 주장 한민수. 연합뉴스
▲  미국 휠체어컬링 대표팀 스킵 커크 블랙. 세계컬링연맹 홈페이지
■ 9일 개막 평창패럴림픽 빛낼 철인 3인

- 加 크로스컨트리 매키버
희귀망막질환에도 혹독한 훈련
밴쿠버·소치서 2회연속 3관왕
사상 첫 동계·패럴림픽 대표팀

- 韓 아이스하키 한민수
18년째 빙판지키며 후배 이끌어
40대후반이지만 고된 훈련 소화
첫 결승진출·메달 획득이 목표

- 美 컬링 주장 블랙
전역후 오토바이타다 교통사고
타고난 강골·리더십 까지 갖춰
입문 불과 1년만에 대표팀 선발


오는 9일 개막되는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선 인간승리의 드라마가 연출된다. 49개국에서 시련과 역경을 극복한 570명이 출전, 열띤 경쟁을 펼친다.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정신’이 패럴림픽의 관전포인트. 결코 멈추지 않는 전 세계의 ‘철인들’은 장애의 벽을 뚫고 감동을 선사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캐나다의 브라이언 매키버(39)는 이번이 5번째 패럴림픽 출전이다. 매키버는 2002 솔트레이크동계패럴림픽 시각장애 크로스컨트리스키 5㎞ 클래식, 10㎞ 프리를 석권해 2관왕을 차지했고 20㎞ 프리에서 은메달을 보탰다. 그리고 2010 밴쿠버, 2014 소치동계패럴림픽에선 2회 연속 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패럴림픽에서 통산 금메달 10개, 은 2개, 동 1개를 획득한 메달 사냥꾼.

매키버는 특히 사상 처음으로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매키버는 밴쿠버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치러진 캐나다대표 선발전에서 일반인 선수와 겨뤄 50㎞에서 1위를 차지, 출전권을 획득했다. 5명이 하계올림픽과 하계패럴림픽에 동시에 출전한 사례가 있지만, 동계올림픽과 동계패럴림픽 동시 참가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매키버가 ‘이정표’에 가장 근접했으나 당시 코칭스태프의 강한 만류로 밴쿠버올림픽 경기 직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매키버는 시력을 잃기 전 크로스컨트리스키 예비스타였다. 고교 시절까지 국내외 대회를 휩쓸며 차세대 동계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거론됐던 매키버는 그러나 나가노동계올림픽이 열렸던 1998년 희귀 망막질환인 스타르가르트병에 걸려 시력을 잃었다. 2002 솔트레이크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훈련하던 매키버의 꿈은 그렇게 좌절됐다.

하지만 형(로빈)이 동생의 ‘눈’이 되겠다며 가이드를 자처했고, 매키버는 솔트레이크동계패럴림픽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매키버에게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매키버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부터 형이 아닌 전문 가이드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매키버의 빠른 스피드를 형이 더는 따라갈 수 없기 때문. 매키버는 “동계패럴림픽에 얼마나 많이 출전했느냐는 중요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할 것”이라며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선 과거 영광을 잊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커크 블랙(49)은 미국 휠체어컬링의 스킵(주장)이다. 블랙은 전직 군인으로 별명이 ‘철인’이다. 1980년대 중반 육군에 입대한 블랙은 입에서 단내가 나는 훈련에서 늘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던 지치지 않는 체력의 소유자. 평소 등산, 복싱 등 거친 스포츠를 즐겼던 블랙은 전역한 뒤 오토바이를 타다 교통사고를 당했고 28세의 한창나이에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블랙은 지난해 초 컬링과 인연을 맺었다. 블랙은 “사고를 당한 지 20주년이 되던 해,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다는 욕망이 꿈틀거렸다”며 “평소 휠체어농구 등으로 체력을 관리해왔는데, 체력뿐 아니라 지략 대결도 필요한 컬링에 매력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타고난 강골에 리더십까지 갖춘 블랙은 휠체어컬링 입문 불과 1년 만에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고, 주장을 꿰찼다. 블랙은 “늦은 나이에 시작한 컬링이지만,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선 가장 높은 곳에 성조기(미국 국기)가 걸리는 장면을 꼭 보고 싶다”며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선수단의 주장인 아이스하키의 한민수(48·강원도청)는 2000년 창단된 국내 최초의 장애인아이스하키 동호회 연세 이글스의 원년 멤버. 장애인아이스하키 1세대로 분류된다. 당시 함께하던 동료들은 대부분 떠났지만, 한민수는 18년째 빙판을 지키며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대표팀은 물론 소속팀인 강원도청의 정신적 지주. 한민수는 30세이던 2000년 무릎에 골수염이 발병했고 허벅지로 전이되면서 왼쪽 다리를 잃었다. 첫 아이가 태어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았을 때였기에 마음의 상처는 무척 컸다. 하지만 앞으로 자라날 아이를 위해 다시 일어섰고, 아이스하키는 그에게 선물과 같은 존재가 됐다.

한민수는 3번째 패럴림픽을 맞이한다. 밴쿠버패럴림픽에선 6위, 소치패럴림픽에선 7위에 그쳤지만, 지금은 다르다. 한국은 장애인아이스하키 세계랭킹 3위까지 치솟았다. 그리고 패럴림픽 사상 첫 결승 진출, 메달 획득이란 목표를 세웠다. 40대 후반이 됐지만, 한민수는 고된 팀훈련을 소화하고 매일 웨이트트레이닝 등 개인훈련으로 강철같은 몸을 다듬고 있다. 50을 바라보지만, 대표팀 체력테스트에서도 늘 상위권을 유지하는 비결. 한민수는 “대표팀에서 가장 나이가 많고, 주장이기에 항상 모범이 돼야 한다”며 “후배들이 잘 따라오기에 팀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좋다”고 말했다. 한민수는 “평창패럴림픽은 다시 오기 힘든 기회”라며 “반드시 메달을 목에 걸어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평창 =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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