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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2018 대한민국 미래 리포트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08일(木)
취업하면 임금차별, 결혼하면 경력단절… 애 낳을 엄두도 못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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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고용률이 출산율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여성 고용 정책이 저출산 정책의 주요 골격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7 리딩코리아 잡페스티벌’에서 여성 구직자가 현장면접을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3부. 인구 절벽과 초고령화 사회 - ⑥ 여성 고용률 높여라

佛 고용률 55 → 60% 되자
출산율도 1.7→2.1명 ‘회복’

국내 20대후반 취업률 70%
30대후반엔 56.5%로 급감
출산·육아책임 여성에 전가
일·가정 양립 어려워 ‘퇴직’

남녀 임금격차도 37% 달해
29개 OECD회원국중 ‘최악’


유례없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으로 실효성이 크지 않은 저출산 정책보다는 여성의 일자리 확보 정책이 더 효과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풀겠다며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26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재정을 투입했지만,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실패했다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전문가들은 출산장려금과 같은 실효성 낮은 저출산 정책보다는 안정된 여성 일자리 마련이 저출산 극복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7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제49회 과학기술 여성리더스포럼 기조강연에서 “정부에서 저출산 현상을 분석해본 결과 안정된 일자리 없이는 여성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결과가 도출됐다”며 “선진국도 고용률이 높은 나라가 출산율이 높다”고 말했다.

◇‘여성 고용’ 높아야 ‘출산율’도 높아 = 지난해 12월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주최로 열린 ‘저출산 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토론회’에서 “한국도 여성 고용률이 60%를 넘어서 성 평등 상황이 실현되면 출산율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실제 프랑스, 영국, 스웨덴 등 선진국들은 여성 고용률이 오르면서 출산율도 회복된다는 것을 경험했다. 프랑스는 여성 고용률이 55%였을 때 출산율이 1.7명에 불과했는데, 여성 고용률이 60%로 오르자 출산율도 2.1명으로 반등했다. 영국과 스웨덴 역시 여성 고용률이 각각 60%, 70%였을 때 출산율이 1.7명에 그쳤으나, 고용률이 68%, 80%로 상승하자 출산율도 1.9∼2명까지 올랐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6년 기준 여성 고용률이 20대 후반(25∼29세)의 경우 70%에 이를 정도로 높지만, 30대 후반(35∼39세)은 56.5%로 뚝 떨어진다. 한창 자라나는 아이를 맘 놓고 맡길 곳이 부족하고, 회사 일을 하면서 가정일도 하기 버거워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이 많기 때문이다. 그나마 직장에서 버텨도 남성과 비교하면 고위직에 오르기 어려운 현실과 높은 성별 임금 격차에 시달리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2016 유리천장 지수’를 보면 한국은 ‘여성이 일하기 좋은 나라’ 29위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여성의 경제활동 확대와 노동시장 성차별 해소 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여성 고용률 60%’를 실현하지 못하면 저출산은 요원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성별 임금 격차도 ‘최고’ 수준 = 노동시장에서 여성들이 피부로 느끼는 가장 큰 차별은 임금 격차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 회원국 중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큰 나라다. 지난 5일 글로벌 회계컨설팅 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OECD 회원국 성별 임금 격차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이 37%로 가장 컸다. OECD 회원국 평균인 16%의 2배가 넘는 수치다. 남성과 여성이 가장 동등한 임금을 받는 나라로 꼽힌 룩셈부르크의 경우, 성별 임금 격차는 4%에 불과했다. 지난달 2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렸던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 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신랄한 비판을 받은 배경이다. 당시 정현백 여가부 장관을 비롯해 법무부와 고용노동부 등 8개 부처 관계자들이 회의에 참석했을 때, 요코 하야시 위원은 세계 경제 포럼 자료를 인용해 “여성과 남성의 임금 격차에 관해서는 일본과 한국이 누가 최악인지를 가리기 위해 경쟁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혹평했다.

성별 임금 격차는 장기적으로는 경제 성장의 걸림돌로도 작용한다. PwC도 회원국들이 성별 임금 격차를 완전히 줄일 경우, OECD 국가 여성들의 수입이 2조 달러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또, 장기적으로 회원국 모두가 여성 고용률을 스웨덴 수준으로 높이게 되면 OECD 전체 국내총생산(GDP)이 6조 달러(6492조 원) 늘어난다는 분석도 내놨다. 우리나라도 임금 격차를 없애면 여성 임금이 현재보다 57.9%, 금액으로는 1억4300만 달러 증가할 수 있고 여성 고용률을 스웨덴 수준으로 높이면 GDP가 13.2%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별 임금 격차를 줄이고 여성 고용률을 높일 때 GDP가 증가하는 것은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와 고소득·숙련직업군으로의 이동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게 PwC의 분석이다.

◇기혼 여성 20% 경력 단절 경험 =‘경력단절’ 역시 여성 고용률 향상을 저해하는 요소 중 하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 일·가정 양립지표’를 보면, 기혼 여성(15∼54세)의 경력단절 비율은 20.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 이유는 ‘결혼’이 34.5%로 가장 많았고, 이어 ‘육아’(32.1%), ‘임신·출산’(24.9%), ‘가족 돌봄’(4.4%), ‘자녀교육’(4.1%)의 순이었다. 정부는 경력단절의 원인을 여성에게 쏠린 출산·육아 책임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하고, 이 책임을 남성과 분담하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 한국 아빠들이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하루 평균 6분으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다. 정부는 배우자 출산에 따른 남성 출산휴가를 현행 유급 3일에서 2021년까지 10일로 확대할 방침이지만, 해당 정책이 여성의 경력단절을 막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경력단절은 여성 소득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 신한은행 빅데이터센터가 전국 20∼64세 성인 2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발표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30·40대 여성 직장인 중 경력단절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여성의 평균 근로소득은 월 180만 원으로 경력단절이 없었던 여성의 평균 근로소득(274만 원)보다 94만 원이나 적었다. 경력단절이 1년 미만일 경우 소득 차는 29만 원으로 줄었다. 경력단절 기간이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재취업을 해도 이전 직장만큼의 소득을 올리기 힘들다는 의미다. 실제 경력단절 기간이 5∼7년에 이르는 여성의 월급은 평균 143만 원으로, 1년 미만 경력단절 여성 월급의 6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봉에도 맞벌이에 나서는 이유로는 역시 1위가 ‘경제적인 이유’(27%)였고, ‘노후대비’(20%), ‘자녀교육’(18%) 등이 꼽혔다. ‘자아실현’이나 ‘비상금 마련’을 이유로 꼽은 사람은 각각 15%와 6%에 불과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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