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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사회]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08일(木)
미투 태풍에 연예계 ‘아내 외 여성과 교류기피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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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한 오해 살까 회식 안하고… 남자들만 따로 모이고…

女스태프 등 일부에선 불만
“협업 안되고 소외당한 느낌”


‘미투(me too) 운동’이 법조계, 문단, 공연계에 이어 연예계에 덮치며 여성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기피하는 현상인 ‘펜스 룰’이 연예계에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펜스 룰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2002년 언론 인터뷰에서 “아내 이외 여자와는 단둘이 식사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에서 유래한다. 조직에서 일정한 지위를 지닌 남성들이 문제가 빚어질 상황 자체를 만들지 말자는 의미인데, 조직 내에서 여성을 역차별하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는다는 우려도 크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영화, 예능 촬영장에서는 음주를 겸한 회식이 잦다. 친목을 도모하며 팀워크를 다지자는 차원으로 출연자인 유명 연예인 외에도 제작 스태프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자리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미투 운동에서 가해자로 지목받은 연예인 중 적잖은 이들이 일을 마친 후 이어진 술자리에서 불미스러운 일을 저지른 사실이 밝혀지며 “아예 회식을 말자”는 분위기와 함께 남성 중심 소모임이 늘었다.

8일 한 영화 제작 관계자(남)는 “단순히 신체적 접촉 등 성추문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는 차원은 아니다”며 “요즘 술자리에서 가장 많이 대화를 나누는 주제가 미투 운동이다. 이를 바라보는 남녀의 시각차가 다를 수 있는데 자연스럽게 의견을 개진하는 과정에서 괜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식 자리에서 배제되는 것에 대한 서운함을 느끼는 여성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애먼 이들이 ‘잠재적’ 가해자와 피해자가 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여성 인력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은 예능 작가진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 중견 여성 작가는 “현장에서 남녀 구분없이 ‘형’이라 부르며 편하게 술자리를 갖곤 했는데 요즘은 회식을 줄이거나 아예 남성 출연진이나 스태프가 따로 자리를 가졌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며 “조직 내에서 소외 당하는 느낌이 들어 불쾌하지만 이런 문제 제기 자체가 팀 분위기를 저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작은 구설 하나에도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는 연예인들의 행보는 더욱 조심스럽다. 헤어·메이크업 담당자나 스타일리스트는 대부분 여성이고, 남성 연예인의 업무를 여성 매니저가 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평소 유독 깔끔하기로 소문난 방송인 A는 데뷔 후 여성 매니저를 고집한다. 하지만 괜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공식 일정이 끝난 후 개인 일정은 철저히 혼자 소화하고 술자리에 갈 때는 매니저를 먼저 귀가 시킨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남성 연예인들이 대기실에서 여성 스타일리스트가 가져 온 의상을 입어보기 위해 눈앞에서 속옷차림이 되는 것은 일반적”이라며 “하지만 이런 일상조차 요즘 분위기 속에서 누군가가 문제 삼으면 성폭력 가해자로 몰릴 수 있어 극도로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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