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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스타일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08일(木)
“2030년엔 老化 피할 수 있을 것… 부자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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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세가 되면 노화가 멈추고 모든 비용이 시간으로 계산되는 미래 시대 이야기를 다룬 영화 ‘인타임’의 한 장면. 또래로 보이는 세 여성은 영화 속에서 왼쪽부터 각각 할머니, 어머니, 딸인 3대 모녀다.

세계 거부들 ‘생명연장 기술 투자’ 러시

오라클 설립자 5억달러 투자
구글 창업자들 7억달러 쏟아
죽음해결 회사 직접 세우기도

미래학자 “앞으로 10~12년뒤
인류 ‘장수탈출 속도’에 도달”

기술 급속 발전… 비용 부담 커
부유층에게만 기회 돌아갈 듯


“소개하겠네. 이쪽은 나의 부인이고 이쪽은 나의 딸, 그리고 이쪽은 우리 장모님이야.”

영화 ‘인타임’에선 누구나 25세가 되면 노화가 멈추는 세상이 그려진다. 부인과 딸, 장모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신체적 나이가 똑같아진 건 이 때문이다. 생명공학 기술의 발달로 영생의 시간을 버는 세상, 영화 속 이야기가 이제 곧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다.


전 세계 거부들의 돈이 생명 연장 기술 개발로 몰려들고 있다. 7일 독일 도이체벨레(DW) 등에 따르면 X프라이즈 재단의 피터 디아맨디스 회장은 최근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 분야의 선구자로 알려진 로버트 하리리 박사와 함께 미국 실리콘밸리에 ‘셀룰래리티(Celularity)’라는 이름의 새로운 회사를 공동 창립했다. 셀룰래리티는 태반 줄기세포 보관, 줄기세포 기반 치료법 개발, 암 치료, 면역 증진 등을 망라하고 있지만 주요 목표는 생명 연장이다.

셀룰래리티는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줄기세포로 우리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면서 “노인들에게도 최대한의 이동성과 인지력, 아름다움을 제공해 100세를 60세처럼 만들 것이다. 셀룰래리티가 생명 연장 혁명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셀룰래리티는 셀진,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 코퍼레이션, 소렌토 테라퓨틱스 등 생명공학 기업들을 비롯한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2억5000만 달러(약 2700억 원)의 자금을 투자받아 탄생했다.

▲  포렉스파이낸스뉴스 캡처

셀룰래리티는 최근의 한 사례에 불과하다. 부유한 기술 낙관주의자들은 불멸을 가져올 생명공학 기업에 수년간 수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해오고 있다.

오라클의 설립자인 래리 엘리슨, 구글의 공동 창립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아마존 설립자인 제프 베이조스, 팰런티어 테크놀로지 회장인 피터 틸 등이 그 예다. 래리 엘리슨은 캘리포니아 대학 내 연구소 설립 자금 2억 달러(약 2100억 원)를 포함해 엘리슨 의료재단 설립 투자 비용 등 최소 5억 달러(5300억 원)를 생명 연장 연구에 쏟아부었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죽음 해결을 목표로 하는 회사 ‘칼리코’를 세우고 7억5000만 달러(약 8000억 원) 이상을 투자했으며 피터 틸 역시 유니티 바이오테크놀로지라는 신생 기업에 수억 달러를 지원했다.

이들의 지원에 힘입어 생명연장을 위한 공학 기술의 발전은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앞으로 10∼12년이면 인류는 ‘장수 탈출 속도’를 달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장수 탈출 속도’(Longevity escape velocity)란 우주선이 지구 중력을 벗어날 때 운동에너지와 중력위치에너지의 합이 0이 되는 약 11.186㎞/s의 지구 탈출속도에 빗댄 표현으로, 노화 현상이 매년 1년씩 지연돼 평균 수명 역시 1년씩 증가하는 효과를 얻게 되는 기술 수준을 의미한다. 셀룰래리티의 디아맨디스 회장도 “오는 2030년이면 인류, 특히 부유한 사람들은 노화를 회피할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유한 사람들로 ‘장수 탈출’의 수혜자를 한정한 것은 생명 의학에 많은 비용이 드는 점을 감안할 때 장수 탈출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지는 경우 해당 업계에 투자해온 부유층에게 그 기회가 먼저 돌아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부유층의 영생이 가능해진다면 여러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수만 명이 수백 년 동안 살면 나타나게 될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와 죽지 않는 부유한 귀족 계급의 출현으로 더 심해질 부의 양극화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등이다. DW는 “장수 탈출이 실현 가능한 것으로 판명되면 이 두 가지 질문 역시 수십 년 내에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영화 ‘인타임’에서도 누구나 영생을 누리는 것은 아니었다. 모든 비용은 시간으로 계산돼 수백 년의 시간을 가진 부자들은 그만큼의 생을 누리지만 1년 이하의 시간을 가진 빈민들은 자신이 가진 시간이 ‘0’이 되는 그때 죽음을 맞는다. 영화 속 주인공은 홍길동이 돼 ‘시간 은행’을 털어 빈민들에게 시간을 나눠주지만, 그 역시 영화 같은 이야기일 뿐이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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