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서훈 訪美>유엔 對北제재 패널 이메일 또 해킹당해

작년 5월 이어… 北소행 의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일부의 이메일 계정이 지난해 5월에 이어 또 해킹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해킹 단체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북한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7일(현지시간) 대북 무역제재 업무를 담당하는 대북제재위 전·현직 전문가 패널 4명의 이메일 계정과 상당수의 메일이 해킹당했다고 보도했다. 해킹을 통해 유출된 정보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려지진 않았지만 이들 패널이 북한 김정은 정권을 지탱해 온 밀수 사업에 대한 정보를 분석해 왔다는 점에서 관련 내용 유출 가능성이 제기된다. WP는 이달 말 공개되는 ‘유엔 사건 보고서’(UN incident report) 초안을 인용, 이번 해킹의 주체가 ‘국가 행위자(nation-state actor)’라고만 돼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의 사이버 보안업체 ‘파이어아이’는 북한의 해커 조직으로 알려진 ‘APT37’이 대북제재와 북한 인권 문제를 담당하는 유엔 산하 기관 등을 겨냥해 활동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파이어아이는 이번 유엔 패널에 대한 해킹 공격에 대해 APT37과 연관됐는지 확인할 정보가 없다고 밝혔지만 WP는 북한이 그동안 세계 곳곳에서 해킹 공격을 해왔음을 지적하면서 북한의 개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편 자이드 라드 알후세인 유엔 인권 최고대표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37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 인권 유린의 규모와 심각성을 고려할 때 북한 상황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돼야 한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유엔 북한 인권조사위원회(COI)는 북한을 ICC 등 국제사법체계의 틀 내에 회부하라고 권고하는 최종보고서를 발표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