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확산>사장님들, 직장내 性희롱 눈감았다간 ‘징역형’

- 정부 ‘性폭력 근절대책’ 발표

근로감독관 47명 배치해 감시
외국인고용사업장도 집중점검
의료기관, 사건은폐 땐 과태료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 눈감아주거나 흐지부지 무마하려는 사업주는 앞으로 징역형까지 받게 된다. 사업주가 성희롱 가해자일 경우 그동안 과태료 처분에 그쳤으나, 앞으로는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정부는 8일 내놓은 ‘직장 및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에서 이 같은 내용의 ‘직장에서의 신고·감독 및 권리구제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사업장의 성희롱 행위나 성희롱 행위자에 대해 징계를 하지 않을 경우 사업주에 대해 벌금 또는 징역형까지 가능하도록 형사 처벌 규정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현재 법상으로는 성희롱 행위자에 대해 징계를 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500만 원 이하에 처하도록 돼 있다.

특히, 법인 대표 이사가 성희롱 가해자일 경우 종전에는 과태료 1000만 원 이하에 처하도록 했으나, 이를 벌금 또는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을 개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고용노동부 홈페이지(www.moel.go.kr)에 직장 내 성희롱 익명 신고시스템을 개설해 익명 신고만으로도 행정지도를 진행하기로 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성폭력 대책도 발표됐다. 간호협회 인권센터와 의사협회 신고센터를 통해 의사 선후배 간, 의사와 간호사 간 성희롱·성폭력 신고를 받는다. 올해 안에 ‘전공의법’을 개정해 수련병원의 전공의 성폭력 예방 및 대응 의무규정을 마련하기로 했다. 전공의 수련환경평가를 통해 전공의 대상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한 조직적 은폐가 있었거나, 2차 피해 등 부적절한 대응이 확인되면 의료기관에 과태료 부과 및 의료질 평가지원금 감액 등 강력한 제재 조치를 시행키로 했다. 성폭력 사각지대로 평가되던 외국인 여성노동자에 대한 피해 예방을 위해 외국인 고용 사업장을 대상으로 집중 점검도 시행된다.

정부는 올해 남녀 고용 평등 업무 전담 근로감독관 47명을 배치해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을 집중 감독한다는 방침이다. 직장 내 예방교육을 내실화하기 위해 강사 자격 기준을 정부가 승인한 ‘성희롱 예방교육 강사 양성과정’을 이수한 자로 강화하고, 직장 내 성희롱 무료교육 지원도 강화해 지원 사업장을 지난해 210개소에서 올해는 2100개소로 대폭 확대키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의료기관 각종 평가에 성희롱·성폭력 예방과 피해자 보호 및 대응 등을 지표로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