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출소자들의 ‘동네 이발소 활성화 프로젝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5일 갱생보호자들이 인천 연수구 동춘동의 한 이발소에서 청소 등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인천준법지원센터 제공

도배·장판교체·청소 등 봉사
인천 지원사업 ‘지킴이’ 자처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속 주인공이 마치 TV 브라운관을 막 뛰쳐나온 것처럼 갱생보호자들이 교도소 울타리 밖에서 ‘슬기로운 사회생활’을 실천하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실제 교도소를 만기 출소했거나 가석방으로 풀려나 사회적응을 위해 인천준법지원센터(옛 보호관찰소)에서 갱생보호를 받는 이들이다.

절도죄로 2년형을 살고 풀려난 김인수(가명·48) 씨는 지난 5일과 6일 이틀간 인천 연수구의 한 이발소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교도소에서 배운 기술로 낡은 벽지와 장판을 교체하고 청소까지 깔끔하게 끝냈다. 봉사활동에는 김 씨와 같은 12명의 갱생보호자들도 함께해 오래된 동네 이발관 2곳을 말끔하게 손봤다. 이들은 인천시가 추진하는 ‘동네 이발소 활성화 프로젝트’에 참여해 세태에 밀려 사라져 가는 ‘이발소 지킴이’를 자처했다.

김 씨는 “어려서 아버지를 따라 이발소를 다녔던 아련한 추억이 있다”며 “새로 단장한 이발소가 오래도록 영업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 씨 등의 도움을 받은 초록이용원의 이발사 박모(56) 씨도 “자신들 처지도 힘들 텐데 남을 도우려는 마음이 너무 고마워 앞으로도 100년은 가게 문을 못 닫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동네 이발관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이용 기술 교육과 환경 개선 등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한때 1000여 곳에 달했던 동네 이발관은 현재 749개로 줄었다. 반면 이·미용원은 6000여 곳 이상으로 늘어 세태의 흐름을 반영했다. 시는 동네 이발관 지원사업에 올해 예산 700만 원을 책정했다.

인천 = 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