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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08일(木)
의사님, 의사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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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학용 논설위원

의사에게 진찰받으러 갈 때면 늘 ‘잠깐 고민’에 빠진다. 호칭 때문이다. 어떨 땐 ‘의사 선생님’, 어떨 땐 ‘원장님’이라 부른다. ‘박사님’ ‘교수님’을 섞기도 한다. 이들 중 가장 입에 붙는 호칭은 역시 ‘의사 선생님’이다. 그렇게 부르는 게 일반 관행이기도 하다. 그래도 문득문득 궁금해진다. 판·검사는 물론이고 대통령 뒤에도 안 붙이는 선생님을 왜 유독 의사에게만 붙일까.

관련 자료들을 검색해봤다. 대부분 이러쿵저러쿵 유의 해설이다. 개중 두어 ‘설’에 수긍이 간다. 하나는 일본 유래설. ‘메이지유신 이후 독일에서 유학하고 돌아왔던 일본 의사들은 ‘제국건설’에 적극 참여했다. 세계적 과학자로서 일본의 만주 지배를 의학적으로 정당화하는 데 공헌한 사람도 있고, ‘국민병’ 각기병을 퇴치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사람도 있었다. 일본 국민은 사리사욕보다 조국 근대화를 위해 헌신한 의사들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이들 직업에 ‘의사 선생님’ 존칭을 붙여줬다. 일제강점기 일본에서 배우고 귀국한 조선 의사들도 같은 호칭을 얻게 됐다’. 그럴싸한 주장이 또 있다. ‘인간 대부분은 세상 빛을 보는 순간 부모보다 먼저 의사 얼굴을 익히게 된다. 세상을 떠날 때도 의사의 동의와 허락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의사를 위대한 가르침을 주시는 스승과 동격으로 여기고 스스럼없이 ‘선생님’이라 부른다’.

며칠 전 연합뉴스를 통해 두 건의 의사 선행 기사를 접했다. ‘조선대병원 노모 교수는 일본 간사이공항 식당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기다리던 중 한 한국인이 발작증상을 보이자 응급처치를 했다. 기내에서도 환자를 보살피며 생명을 구했다. 이는 환자 가족이 병원 측에 감사 편지를 보내 알려졌다.’ ‘서울 방향 중부고속도로 한 나들목 인근에서 승용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뒤따르던 차량 운전자가 자신의 차를 갓길에 세우고, 사고 차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운전자를 응급조치한 뒤 119에 인계했다. 의사인 그는 신원 공개를 원치 않았다.’

의사들의 추한 비위(非違) 행위가 간간이 지상에 오른다. 그럴 때마다 선생님 호칭을 빼자는 여론이 고개를 든다. 굳이 존경심을 담으려면 ‘사’자 붙은 다른 직업처럼 ‘의사님’ 정도로 부르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묵묵히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의사들에게 붙여지는 선생님 존칭은 아무리 불러도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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