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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08일(木)
결국 또 ‘어정쩡한 봉합’ 중견 조선사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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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8일 발표한 ‘중견 조선사 처리’는 문재인 정부의 첫 구조조정이다. 그런 점에서 국내외 이목이 집중됐던 사안이다. 줄줄이 대기 중인 자동차·타이어 등 다른 산업 구조조정 향방을 가를 시금석이기도 하다. STX조선에 대해선 자력 생존이 가능한 수준의 고강도 자구노력·사업재편에 대한 노사 확약을 전제로 살리기로 했다. 반면, 성동조선은 법정관리 신청 결정을 했다. 정부는 성동조선의 경우 또 일단 살려놓고 보리라는 예상과 달리 법정관리로 직행하게 함으로써 구조조정 원칙을 지켰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분위기다. 이들 두 회사에 더 이상의 ‘혈세 투입 불가’를 천명했다는 점에서 원칙을 지켰다는 정부 주장에 일면 수긍이 간다.

하지만 정부의 그간 조치들을 복기하면 그리 보기엔 께름칙한 점이 적잖다. 경제논리로만 따지면 두 회사는 이미 퇴출됐어야 할 초(超)부실 기업이다. 성동조선은 지난해 실사에서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3배나 높게 나왔다. STX 역시 청산가치가 높기는 마찬가지다. 사실상 사형선고를 받은 회사들을 놓고 문 정부가 출범한 지 10개월이 돼서야 구조조정 원칙대로 했다고 자평하는 건 염치없는 일이다. 정부가 산업적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재실사를 하면서 구조조정이 더 지체된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부실 회사가 연명하면서 그만큼 경제 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채권단이 퍼부은 돈만도 10조 원에 달한다. 이번 방안도 ‘원칙 사수’라는 구색은 갖췄지만 속내는 ‘어떻게든 살려보자’는 식의 답습 우려가 큰 게 사실이다.

국가경제의 존망이 달린 구조조정은 경제논리가 반드시 우선돼야 한다. 정권의 신념과 선거를 의식한 표심, 정치권·노조 눈치 보기 등을 반영한 정치논리로 재단돼선 안 된다. 그런 여론을 피하려는 어정쩡한 구조조정도 생명줄 연장일뿐이라는 점에서 해악이긴 마찬가지다. 구조조정은 정도(正道)로 해결해야지 궁여지책으로 봉합할 일이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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