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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08일(木)
訪美 정의용·서훈 ‘北 메신저’ 역할에만 그쳐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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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의 8∼12일 방미(訪美)는 이들의 북한 특사 방문 못지않게 중요하다. 동맹인 한국과 미국이 대북 정책을 둘러싸고 ‘김정은 설득’과 ‘최대 압박’이라는 다른 접근법을 취하면서 엇박자가 심각했고, 문재인 정부에 대한 미국 측 불신도 커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 사람은 ‘별도의 김정은 대미(對美) 메시지’ 전달자 역할만 해선 안 된다. 대북 공조(共助)를 다지고 동맹의 균열을 봉합할 책임이 더 무겁다.

두 사람이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어야 할 일은 김정은 면담 결과를 있는 그대로 설명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문 정부의 희망 사항을 가미해 분식(粉飾)하려 해서는 안 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대화 의지 표명에 “헛된 희망”과 “긍정적” 등 양 갈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번 방미가 끝나면 미·북 대화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에게 ‘김여정 특사’를 보낸 것처럼, 미국에도 특사를 파견하거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중단 등의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그러나 미국은 확실한 성과가 있기까지는 압박을 늦추지 않는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한·미는 김정은의 ‘대미 카드’를 놓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한다. 4월 말 정상회담을 의식해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놓기보다 ‘속임수’ 가능성에 함께 대비해야 한다. 김정은이 대단한 결단을 내린 것도 아니다. 이번 비핵화 언급은 과거에 비해 달라진 것도 없다. 김일성 집권기의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은 물론, 김정일 때의 1994년 제네바 합의, 2005년 9·19 합의 등은 모두 휴지 조각이 됐다.

이런 중대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7일 여야 대표와의 회동에서 “남북대화가 이뤄져도 대북 제재가 이완될 수 없다” “궁극적 목표는 비핵화” “정상회담에서 많은 합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의미가 크다. 각각 대화와 제재를 강조했던 한·미 입장 차이가 ‘대화하더라도 제재는 불변’이라는 데 수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 정부가 이런 입장 실천에 앞장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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