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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파워인터뷰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09일(金)
“文, 개헌안 통과 안돼도 ‘국민토론 기반’은 될 것이라 여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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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해구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장 겸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가장 힘들면서도 보람찬 시기를 보내고 있다. 국회 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대통령 개헌안’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위원장이 지난 5일 문화일보와의 파워 인터뷰에서 “대통령 개헌안의 전체 모습이 국민에 공개되는 것만으로도 저변에 흐르는 국민적 개헌 동력이 살아나는 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 겸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장

文대통령이 개헌안 발의할 경우
국민들에 ‘전체’ 보여주는 계기
처음으로 토론의 장 마련되는것

改憲 동력은 국민 · 정치 두 가지
국회부결로 ‘정치동력’ 약화돼도
밑바닥 ‘국민 동력’은 살아날것

대통령은 국민과 약속 중시하며
국회와의 충돌 최소화도 고민중


정해구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장에게는 ‘장관급 민간인’이라는 별명이 있다. 문재인 정부 ‘3관왕’이란 수식어도 따라다닌다. 정책기획위원장에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장까지 맡은 데다 직전까지 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장을 지낸 것을 말하는 것인데, 정작 본인은 “관복(官福) 아닌 일복”이라고 손사래를 친다.

정 위원장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결사반대로 국회에서 개헌안 부결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도 촘촘하게 조문화 작업을 하는 이유를 묻자“개헌안 발의 자체가 국민적 토론의 기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회 처리 불발이 곧 개헌 노력의 실패는 아니라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이번 개헌 자문안은 국민헌법자문특별위 내 각 분과위에서 논의된 결과와 국민 의견 수렴 결과를 합쳐 오는 11일까지 조문화소위원회를 거친 뒤 12일 전체회의에서 결정된다”고 밝혔다. 또 자문안이 13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되면 문 대통령의 선택과 결심을 거쳐 20일쯤 국회에 전달되면서 최종적인 확정안이 공개되는 것이므로 인터뷰에서 밝힌 것이 곧 확정된 내용은 아니라고 했다. 마무리 시점까지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대통령 개헌안’의 최종적인 그림이 무척 궁금해진다.


―관복이 많다. 국정원 개혁발전위원장,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장, 그리고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장 등 다 중요한 직책인데. 대통령이 왜 이렇게 좋아하나.

“정책기획위원장은 비상근이다. 그래서 공직도 맡으면서 학교에서 강의도 하고. ‘관복’이라기보다 ‘일복’인 거 같다. 시대가 변하고 있어서 제기되는 여러 시대적 과제의 해결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정책의 큰 흐름도 좀 바꿔줘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개헌안에 현 정권의 정치관을 반영해야 한다, 아니면 일반적인 룰과 절차를 반영해야 한다, 어떤 쪽인가.

“2016·2017년 촛불 환경도 있었고. 큰 의미로 봤을 때 시대 전환기다. 과거 시민항쟁을 통해 대통령 단임제를 일군 게 ‘1987 체제’였다면 촛불을 거쳐 등장한 게 ‘2018 체제’다. 그렇다면 ‘2018 체제’가 요구하는 민주주의가 있을 것 같다. 1987년은 정치적 민주화가 핵심적 문제였다면 2018년의 핵심은 경제사회적 민주화가 아닌가 싶다. 상당히 양극화가 심화돼서 그 속에서 ‘헬조선’ 이런 얘기도 나오고….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서 사람들이 다 품위 있게 사는 사회로 만들 수 있는가. 그런 민주주의관이 담겨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다시 묻겠다. 이번 개헌안은 한 사회의 특정한 요구와 이익을 반영해야 한다, 아니면 일반 이익을 반영해야 한다….

“100% 일반 이익은 아니겠지만, 양극화 이런 것을 겪고 있는 사람이 80~90%라고 생각한다. (사회 구성원의 다수인) 이런 사람들의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고 본다.”

―저는 이번 개헌은 국회에서 처리가 무산된다고 본다. 그 이후에는 개헌의 동력이 살아나기 어렵지 않을까.

“개헌 동력은 두 가지다. 국민적 동력과 정치적 동력. 국민적 동력은 사회 저변에 흐른다고 본다. 국회에서 개헌안이 부결되면 정치적 동력은 약화하겠지만 국민적 동력까지 약화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국민적 동력이란 게 큰 흐름의 것이라 본다면 개헌 동력이 살아난다 해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겠나.

“개헌 추진이 오직 단 한 번의 시도로 될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이번이 첫 시도가 될 것이다. 만약 이번에 안 되면 또 다른 시도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국회에서 개헌안이 부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은데도 대통령 발의안을 준비하는 목적은.

“반반이지 않을까. 통과 반, 부결 반.”

―굉장히 낙관적으로 보는 것 같다.

“한국당이 똘똘 뭉치면 부결되겠지. 그런데 일단 개헌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상당히 크고 한국당에서도 특히 지방분권 문제는 영남에서 상당히 요구가 크다. 실제 개헌 표결 상황에 들어가면 국회의원들이 많이 고민할 거다. 문 대통령이 발의할 때 부결될 정도로 수준을 높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통과를 감안해 수준을 조절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 기자가 보기엔 이번 국회에서 대통령 발의 개헌안이 통과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런 상황에서도 추진하는 건 ‘개헌 정국 출구전략’ 아닌가.

“그건 아닌 것 같다. 대통령 생각은 이번에 개헌안을 발의하면 국민에게 개헌안 전체를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고, 그러면 처음으로 국민적 토론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차후에 국민이 전체 개헌안을 갖고 토론할 수 있는 그런 효과가 있다고 본다. 대통령이 그런 측면을 생각하는 것 같더라.”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지 않고 국회에 의견서 형태로 내는 방법은 어떤가.

“발의냐, 의견서 제출이냐 이 부분에 대해 제가 받은 느낌은 ‘발의’ 80% ,‘의견서’ 20% 정도일 것 같다.”

―20%라는 건 감인가, 무슨 언질을 받은 게 있나.

“대통령이 총리를 내세우거나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개헌 발의안을 준비하지 않고 정책기획위 산하에 국민헌법자문특위를 두도록 한 이유를 보면 안다. 범정부적 개헌 기구를 띄울 경우 국회에 도전한다는 느낌이 들 수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정부와 국회가 맞서는 식으로 안 보이게 하기 위해서라는 뜻인가.

“그렇다. 반드시 국회와 충돌하면서까지 해야 하는 것이냐 이런 뜻이 있다. 문 대통령이 국민과의 약속을 굉장히 중시하는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발의’ 가능성을 80%라 한 거고, 국회와 충돌하는 문제를 심사숙고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의견서 제출’ 가능성을 20%라 얘기한 거다.”

―대통령이 개헌을 추진하면서 혹시 ‘탄핵 연대’ 방식의 적용을 구상하는 건 아닐까. 한국당 내 일부 세력을 제외한 나머지 즉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등을 묶어 탄핵연대 때처럼 개헌 반대 세력에 대한 포위 전략을 쓰는 식으로….

“문 대통령 스타일이 그렇게 전략적이지 않다. 하하하.”

―개헌안 내용으로 들어가 보자. 4년 중임제로 정리됐나.

“아직 논의 중이지만 4년 연임제다.”

―중임제랑 연임제, 다른가.

“중임제는 4년하고 쉬었다가 또 할 수 있고 연임제는 바로 연이어서 해야 하고. 그게 섞어 쓰고 있지만 좀 다르다. 4년 연임제 중심으로 얘기가 된다.”

―대통령제 외 다른 권력구조도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도록 옵션으로 집어넣나. 이를테면 내각제나 이원정부제….

“(대통령 4년 연임제가) 대통령 공약사항이다. 위원 상당수가 거기에 찬성하고 있기도 하고.”

―그렇다면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 줄이기가 문제인데, 이는 국무총리 선출 문제와 직결돼 있다. 국회에 총리 선출권은 주나.

“그건 논의가 안 되고 있다.”

―국회의 총리 추천권은.

“추천권 얘기가 나오고는 있지만 다수 의견은 아니다.”

―국회에 총리 추천권을 주면 결국 이원정부제 형태처럼 되는 거고, 이렇게 정부 형태가 섞이는 건 좋지 않다 뭐 이런 생각인 건가.

“맞다.”

―총리 추천권을 주는 것에 대해 대통령은 어떤 우려를 표명하나.

“대통령이 가장 핵심적으로 생각하는 게 국정의 책임성 문제다. ‘총리가 국회에서 선출되거나 추천되거나 하면 권력이 2개로 나뉘는 건데, 한국 정치 풍토 속에서 권력이 나뉘었을 때 책임 있는 국정 운영을 할 수 있겠는가’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정쟁 중심으로 가는 정치 문화에서 총리 따로 대통령 따로 가면 국정 책임성이 없어진다…는.

“그러면 싸움이 날 수밖에 없고 국정이 제대로 돌아가겠느냐 하는 현실적인 그런 생각인 거다.”

―개헌을 하게 된다면 적용 시점은.

“부칙에서 결정하게 되는데, 사안마다 좀 다르다. 대통령의 임기는 다음 대통령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많다. 대통령 임기 외의 사항들을 문 대통령 임기 중에 적용할 건지 이건 더 논의해봐야 한다.”

―권력구조 문제가 문 대통령 재임 기간에 적용되는 게 아닌데, 국정 운영을 걱정할 필요가 있나.

“차기 대통령도 국정운영의 책임을 져야 하는데, 권력이 양분되면 국정 운영이 어려울 수 있다는 걸 생각하는 것 같다.”

―개헌에서 권력구조 문제는 곧 탈(脫) 중앙집권, 탈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데 동의하나.

“절반은 동의한다. 절반은 다른 해석이 필요하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는 제도의 문제일 뿐 아니라 사람의 문제다.”

―사람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개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닌데.

“대통령 스스로 자제해야 하는 수밖에 없다. 권력기관을 자의적으로 동원하지 말아야 한다.”

―권력구조의 핵심은 총리 선출 관련 부분인데, 국회의 추천권도 주기 힘들다고 한다면 결국 권력구조 핵심은 건드리지 못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생긴다. 이렇게 해서 국민적 설득력이 생기겠나.

“여론조사를 해보면 국민은 대통령제를 더 지지한다. 국민은 직접 대통령을 뽑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고, 대통령이 말을 안 들으면 끌어내릴 수 있다 이런 생각을 갖는 것 같다.”

―‘끌어내릴 수 있다’는 건 국민소환제를 말하나.

“아니 아니. 촛불, 저항권 이런 것.”

―그럼 헌법 전문에 저항권이 들어간다는 건가.

“저항권은 안 들어간다. 헌법에 저항권은 없고 전통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국회의 총리 추천권이 없다면 헌법상 총리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어떻게 보장하나. 각료 제청권을 제대로 행사하도록 하기 위한 방안은 있나.

“사실 총리의 제청권 행사가 형식적이다. 제 생각은 ‘책임총리제’라든지 그런 식으로 해서 총리가 헌법에 규정돼 있는 제청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는 것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임총리제라는 말은 좋은데 그게 각료 제청권을 행사할 수 있을 때의 얘기다. 정 위원장이 지금 말한 것처럼 문제는 헌법에 있는데 형식적으로 있다는 게 문제 아닌가. 그걸 어떻게 보장할 거냐는 질문이다.

“지금 헌법에 있는 제청권을 어떻게 더 집어넣을 방법이 있는 건 아닌 것 같고. 글쎄…좀 딜레마이긴 하다. 대통령이 총리한테 권한을 줄 수밖에 없고, 별도의 보장책이 있기는 어렵다. 헌법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지 잘 모르겠다. 우리 위원들이 대체로 얘기하는 것은 대통령제하에서의 책임총리제다.”

―그럼 헌법 전문에 ‘책임총리’라는 말을 집어넣나.

“그건 아니다.”

―헌법 86조의 총리 관련 조문들, 지금 손볼 건 없다는 건가.

“그렇다. 86조 1항에 총리의 각료 제청권이 있으니까. 다만 86조 2항의 ‘총리는…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 각부를 통할한다’ 이 부분에서 ‘대통령의 명을 받아’라는 대목이 빠질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이 지방분권에 관심이 많다. 지방분권 조항이 따로 생기나.

“헌법에 지방자치 조항이 두 개밖에 없는데 이것이 많이 늘어난다. 지방자치 일반에 관한 것, 자치 입법권, 자치 재정권, 자치 행정 이런 부분을 보다 좀 더 자세하게 규정한다. 이렇게 조문이 많이 늘어나기 때문에 헌법의 지방자치 부분은 ‘개정(改定)’을 넘어서 ‘제정(制定)’의 성격이 있다.”

―자치 재정이라면 국세와 지방세 비율 조정 같은 게 있겠네.

“재정조정제도는 논의 중인데,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까지는 언급하지 않는다.”

―자치 경찰, 자치 교육은.

“그건 들어가지 않는다. 법률사항이다. 헌법사항과 법률사항이 있는데. 헌법은 포괄적이고 원칙적인 것만….”

―헌법 전문에 ‘촛불’과 관련한 내용이 들어가나.

“논의는 하는데 안 들어갈 것 같다. 역사적 사건은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야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헌법이 너무 이상적이어선 안 된다’고 한 뜻은.

“대통령은 헌법이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너무 전문가나 특정 시민단체 쪽에서 과도하게 주장하는 걸 헌법에 다 실을 수는 없다는 뜻으로 말씀하더라. 우리 헌법이 경성헌법이어서 잘 바뀌지 않으니까 시민사회에서는 이번 기회에 헌법에 많이 집어넣고 싶어 하는 측면도 있다.”

―예를 들어서 어떤 것이 그런가.

“아무래도 자치 분권 쪽에 그런 게 많다. 또 환경, 여성 등에서도 그런 게 있고. 시민단체 쪽에서는 이번 헌법 개정이 기회라고 보고 높은 수준의 주장을 하는 경향이 있다.”

―전문에 나오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표현은 유지되나.

“유지될 거 같다. ‘자유’자를 안 빼고…. 우리의 경우 ‘자유’라고 하면 ‘반공’을 연상해서 논란이 있었던 건데. 독일 헌법을 공부한 분들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자유롭고 민주적인 기본질서’로 해석한다. 일부 위원은 그렇게 풀어쓰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써왔고 익숙하니까 구태여 바꿀 필요가 없다는 게 다수 의견이다.”

―전문에 ‘건국’ 시점과 관련한 표현이 들어가나. 현행 헌법엔 따로 없는데.

“헌법 전문에 들어가지도 않고 논의된 적도 없다.”

―대통령이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을 얘기하면서 여야 간에 건국 시점을 두고 ‘1948년 정부 수립 시점’이냐, ‘1919년 임시정부 수립 시점’이냐를 놓고 논란이 있다.

“그건 개헌과 관계없다.”

―전문에 5·18민주화운동 정신은 들어가나.

“지금 논의 중이다. 3·1운동과 4·19정신은 이미 들어가 있는데 여기에 ‘부마항쟁’과 ‘5·18민주화운동’ ‘6월 항쟁’을 넣는 문제를 논의 중이다.”

―대통령 권한을 줄이는 구체적 방안으로 뭐가 담기나.

“우선 감사원 이관 문제가 있다. 지금 대통령 소속으로 돼 있는데 그것을 국회 소속으로 하느냐, 아예 독립기구로 만들 거냐 하는 문제다. 국회 소속으로 하면 가장 중요한 ‘회계검사’ 기능을 국회로 보내고 나머지 정책감사나 이런 건 대통령 소속으로 두는 방안인데 그렇게 나뉘면 감사원은 헌법기관이 아니게 된다. 이에 대해 감사원이 국회 소속으로 될 경우 정당에 의해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어 독립기구로 보내는 안이 맞서고 있다. 감사원은 독립적인 헌법기구로 갈 가능성이 크지 않나 한다.”

―대통령 권한 분산의 다른 방안들은.

“예산 법률주의다. 이게 법률로 되면 국회의 권한이 상당히 강화된다. 예산 법률주의는 미국식과 독일식이 있는데 어떤 방식으로 할 건지 위원들 사이에 이견이 있다. 하지만 예산 법률주의를 채택하면 대통령이 예산을 짜는 문제가 상당히 제약을 받아 반대 의견도 있다. 더 논의해 봐야 한다.”

―대통령의 권한 분산책으로 검토되는 다른 하나만 더 밝힌다면.

“정부의 법률안 제출권 폐지 문제가 있다. 현행 헌법은 정부가 법률안 제출권을 갖고 있는데 미국은 그게 없다. 이것도 아직 결정된 건 아니다.”

―헌법 119조, 즉 경제조항은 어떻게 논의되고 있나.

“경제조항은 지금 1항과 2항이 있다. 일단 여기에 하나를 덧붙여 3항으로 ‘지방 균형발전’ 문제를 넣는 게 어떤가 그런 얘기를 하고 있다.”

―119조 1항은 민간의 자율과 창의와 관련된 조항, 2항은 이른바 경제민주화 조항이다. 2항의 ‘국가가…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라는 표현을 민주당에서는 ‘조정해야 한다’ 혹은 ‘조정한다’고 고치자고 해서 논란이 있는데.

“그건 현행 헌법대로 간다.”

―119조 1항과 2항 중에 어떤 게 더 주된 조항인가.

“어느 게 더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상호보완적이지 않을까.”

―‘대선 결선투표’ 조항이 들어가나.

“그건 들어가게 될 것 같다.”

―대통령이 강조한 ‘선거 비례성 강화’ 원칙은 어떤 식으로 표현되나.

“원래대로 하려면 ‘정당의 의석은 유효 득표자의 득표수에 비례한다’ 이렇게 해야 하는데 그렇게 엄격하게 규정하면 여유가 없어진다. 조금 여유 있게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을 고민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유권자의 의사’를 ‘국민의 의사’로 표현한다든지 이렇게 추상성을 높이는 방안도 있고. 혹은 ‘정당의 의석은 유권자의 의사를 비례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수도’ 조항은 어떤가.

“들어갈 것 같다. ‘수도에 관한 사항은 어떠 어떠하다’ 이렇게 들어갈 수도 있고, 좀 더 직접적으로 할 수도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 초미의 관심인데, 어떻게 되나.

“그건 법률 문제다. 헌법사항으로 보기는 어렵다.”

―검찰개혁과 관련해 검사의 독점 영장청구권 부분은 어떻게 될까.

“논의되고 있다.”

―헌법 12조 3항에 나오는 ‘체포·구속·압수·수색에는 검사의 신청에 의해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에서 ‘검사의 신청에 의해’라는 표현을 없앨지가 논의된다는 건가.

“그렇다.”

―대법원장의 권한은.

“대법원장의 인사권과 관련한 권한을 나눠야 한다는 데에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한다. 대법원장의 인사권이 독점돼 있으니까. 대법원장이나 대법관 등 조항은 전반적으로 손을 봐야겠더라.”

―개헌 외 질문 몇 개만 하겠다. 문재인 정부가 선거 후에는 국정 운영의 성과로 국민에게 다가가야 한다. 국정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우선은 대화를 시작한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경제 성장과 분배 정책을 조화시켜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는 국회 내 의석 비율로 볼 때 소수정권이다. 정부 정책이 대부분 입법과정으로 이뤄진다. 협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여야 간 생각과 정책 지향이 달라 쉽지 않은 문제다. 우선 대화부터 시작하고 공감대가 높은 정책을 중심으로 협치의 전통을 세워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정치학자로서 연정(聯政)의 필요성을 느끼는가. 지방선거 후 연정 가능성은 어떤가. 연정 범위는.

“야당 의원을 국무위원으로, 나아가 장관으로 임명하는 방식을 통해 연정의 실마리를 풀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6월 지방선거 전망은. 여전히 여당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인가.

“임기 2년 차에 치러지는 전국선거에서는 여당이 일단 유리하다고 본다. 그러나 선거는 끝까지 해봐야 안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장으로서 당면한 가장 중요한 정책적 과제는 뭔가. 또 최우선적인 입법 과제는 뭔가.

“가장 중요한 당면 정책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주는 것이다. 또 국민헌법자문특위를 맡고 있는 만큼 개헌이 최우선적인 과제다.”

―대통령 개헌안을 만드는 일이 이제 마무리 국면에 들어간다. 힘들었을텐데 그동안 뭘 느꼈나.

“현재 국민 각계각층에서 정치 참여 요구가 매우 크다. 헌법 개정사항은 국민의 ‘사회계약’이라고 본다. 헌법 개정에서 가장 중요한 게 국민 의견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개헌을 자신들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건 아닌데…. 정치권의 이해 때문에 국민 의사가 정확히 반영이 안 되고 그래서 헌법 논의가 왜곡된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헌법 문제가 정치권의 이해인지, 국민의 선택 문제인지 이 부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했으면 좋겠다. 또 하나, 개헌은 청년세대와 미래에 대한 문제다. 기성세대는 너무 자기 이익에 집착하지 말고 미래세대를 생각해서 헌법 개정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져주면 좋겠다.”

인터뷰 = 허민 정치부 선임기자 minski@munhwa.com
e-mail 허민 기자 / 정치부 / 부장 허민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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