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 5월 정상회담>민주 “얼음장 시대 끝나” 한국 “전혀 새로울것 없어”

- 정치권 반응

바른미래 등 야권 긍정 평가
“비핵화·평화 정착 계기 되길”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은 9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밝히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조속한 만남을 희망하고, 트럼프 대통령도 오는 5월 안에 만나고 싶다고 화답한 것과 관련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핵 폐기 등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 등을 들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위장 평화 공세’라고 비판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다행스럽게도 북한이 문재인 정부의 진정성을 읽고 남북소통을 기반으로 미·북 대화의 길로 들어갔다”며 “국제사회가 견고한 제재와 압박에 동참하고,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유인하기 위해 함께 기다려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 야당이 좋아하던 얼음장 같은 시대는 끝났다. 온 국민이 지혜를 모아 한반도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해가는 역사의 주역이 돼야 한다”고 했다.

조배숙 평화당 대표는 “모처럼 맞이한 대화의 분위기가 움터 한반도 비핵화가 이뤄지고 평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은 대한민국뿐 아니라 세계사에 커다란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보수 야당은 북한의 의도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특히 한국당은 김 위원장이 ‘핵 폐기’ 대신 ‘핵 실험 자제’라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 ‘안보 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대표는 6·13 지방선거 공약개발단 출범식에서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은 북핵 폐기지 북핵 동결이나 탄도미사일 개발 중단이 아니다”며 “위장 평화가 지속되면 우리 5000만 국민은 김 위원장의 핵 인질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2005년도에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이 조시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초청한 적이 있다”며 “오늘 발표문을 보면서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북한은 언제나 궁지에 몰릴 때 그런 식으로 쇼를 했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북핵 폐기가 아닌 북핵 동결을 인정하자는 식의 접근은 국민에게 국가적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고, 우리는 그런 협상을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직접 만나서도 비핵화에 확실한 진전이 없으면, 상황은 비관적인 쪽으로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가는 결정적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