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産 방영 막는 ‘한한령’도 풀리나… 中 대형 동영상 포털서 첫 독점 방영

한국 제작사 예능 ‘투웰브’

중국이 한국 문화 콘텐츠의 자국 방영 등을 금지한 한한령 이후 처음으로 중국 대형 동영상 포털에서 한국 제작 콘텐츠를 방영키로 했다.

9일 중국 대형 동영상 플랫폼인 유쿠는 한국 제작사가 제작한 걸그룹 데뷔 서바이벌 콘셉트의 예능 ‘투웰브(가제)’를 독점 방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중국의 연예기획사 소속 12명의 걸그룹 데뷔 연습생들이 한국에서 트레이닝과 평가를 거쳐 이 중 7명이 선발돼 ‘OYT(가제)’라는 이름의 걸그룹으로 데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오는 5월부터 프로그램 전 과정이 한국에서 한국 제작진에 의해 촬영되고, 유쿠는 10월부터 독점 방영할 예정이다.

유쿠 관계자는 “한국에서 촬영을 진행한다는 점 때문에 상당 기간 결정하지 못했다가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이제는 촬영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한국 업체와 논의를 시작했으며 이후 평창 올림픽 등 양국관계 개선 분위기를 타고 지난 1일 계약하고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최소 회당 1000만뷰 이상은 가능할 것”이라고 흥행을 자신했다.

현지 연예 기획사는 아기 분유와 유아 용품을 제조·유통하는 베이징성위안 그룹의 자회사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국 내에서 유아용품과 분유 등의 소비자층인 젊은 엄마·아빠들에게 한국 연예인들의 트렌디하면서도 건강한 이미지를 어필하기 위해 프로그램 제작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 제작은 성위안 그룹의 100% 투자로 이뤄진다. 한국 촬영에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한 유명 PD들이 감독으로 나섰으며, 인기작곡가 이상훈 씨가 음악 감독을 맡았다.

중국 유쿠 및 성위안 측과 계약을 체결한 중국 파티몬의 김지훈 대표는 “대통령 방중을 계기로 작은 물꼬가 트인 만큼 한류의 불씨가 살아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