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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09일(金)
國鐵개혁 나선 마크롱…역주행 코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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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두 연세대 지역학협동과정 교수·유럽지역학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국영철도(SNCF) 귀족 노조의 특권을 철폐하기 위한 개혁안이 주목받고 있다. SNCF에 근무하는 26만 명의 노동자는 공무원처럼 평생 고용의 지위를 누리며, 호봉제 덕분에 임금이 일반기업 평균 이상으로 오르고, 기관사는 52세에 연금 수령권을 갖는다. 이러한 혜택의 이면에는 매년 170억 유로의 정부 보조금 지급이 있다. 이 금액만큼 프랑스 국민은 기차를 타지 않고 요금을 내는 셈이다. 그런데도 누적된 부채가 450억 유로나 된다.

마크롱 정부는 타협 차원에서 철도노동자의 특혜 축소를 신규 채용자에게 적용하려고 한다. 그 대신 노조와 2개월 시한의 협상이 실패할 경우 행정명령을 발동해 일방적으로 관철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역대 정부가 유사한 국철(國鐵)개혁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1995년에 프랑스 철도노조는 3주간의 파업으로 알랭 쥐페 총리의 개혁을 저지하고 사임시켰다. 마크롱의 개혁에 대해 노조는 최소 한 달간의 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이로써 1937년에 국유화된 철도노조 80년 역사상 최대의 싸움이 예고된 셈이다.

프랑스 철도노조는 일반 기업보다 높은 수준의 특혜를 받으면서도 경영 적자를 국민이 책임지는 특권적 지위를 가지고 있고, 이러한 기득권을 수십 년간 힘으로 유지해 왔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귀족노조다. 그들이 최고 강성 노조로서 자신들의 성역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독점 체제 덕분이다. 경쟁 체제에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과 서비스의 질을 제공해야 하지만, 대체 공급자가 존재하지 않는 독점적 상황에서는 부르는 게 값이다. 따라서 시장 경쟁을 주창하는 사람들도 막상 자신에게 독점권이나 특혜가 주어진다면 좋아한다. 그러나 독점 체제는 특정 집단에만 이롭고 국민과 소비자에게는 해(害)가 될 뿐이다.

다행스럽게도 한국의 철도 시스템은 코레일을 운영하는 한국철도공사와 수서고속철도를 운영하는 SR가 분리 경영하며 경쟁하는 구조다. 현재까지의 평가를 보면 코레일과 SR 간에 가격과 서비스 경쟁이 발생해 철도 소비자의 편익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과거에 코레일을 민영화하자는 주장이 있었지만, 기간산업으로서의 특수성 때문에 그 대안으로 공기업의 경쟁 체제가 도입됐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분리 운영 방식을 통합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경쟁에서 독점 체제로 역주행하려는 현상에 대해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 최근 코레일이 국회에 제출한 업무현황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5267억 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보았고, 이것은 2014년 공사 창립 이후 매년 1000억 원 내외의 흑자 행진 후 최초의 적자 전환이다. 코레일은 이러한 대형 적자가 통상임금 소송 관련 비용 4433억 원이 결산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설명에 따르면 이번 적자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그리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그러므로 이제 갓 출범한 경쟁 체제가 아직 뿌리도 내리지 못한 현시점에서 SR와의 분리 운영이 코레일의 적자를 초래하기 때문에 통합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시기상조로 보인다. 지금 프랑스 정부가 거대한 독점 기간산업과 벌이는 싸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나의 철도 기업이 독점권을 누리기보다, 친환경적 여객 및 화물 수송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고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기 위해 복수의 기업이 혁신적으로 경쟁하는 구조를 마련해 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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