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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11일(日)
‘패럴림픽’ 개회식 이소정양 노래 ‘감동의 마법’ 연출 화제
연출 고선웅 “꿈의 가능성, 말하고 싶었죠”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보이지 않아도 그 별은 있네. / 잡히지 않아도 바람이 되어 불어오네. // 구름이 가려도 태양은 빛나네. / 내 가슴 속 안에도 반짝거리며 설레게 하는 것들. // 가끔은 부딪히고 넘어지기도 해. / 하지만 툭툭 털고 여기 하나 되어.”

9일 오후 평창올림픽플라자.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시각장애 이소정(14)양이 노래 ‘내 마음속 반짝이는’을 부르는 순간 마법처럼 ‘겨울동화’가 펼쳐졌다.

이양의 손짓에 따라 설원은 바다가 돼 돌고래와 물고기가 헤엄쳐 다녔다. 이후 은하수로 변한 무대 위로 동계 6개 종목을 상징하는 ‘파라보트’를 타고 이양이 비상하는 장면은 ‘가능한 꿈들 - 상상의 시작, 동해’라는 공연 제목이 물리적으로 구현되는 순간이었다. 올림픽플라자 관객은 물론 TV 등을 통해 이 장면을 보고 있던 상당수가 눈물을 훔쳤다.


10일 전화로 만난 고선웅 평창 동계 패럴림픽 개·폐막식 총연출(극공작소 마방진 예술감독)은 “소정이가 구김살이 없고 매력과 카리스마가 넘쳤다”면서 “소정이와 함께 꿈의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내 마음속 반짝이는’의 가사를 직접 쓴 고 연출은 “우리는 감각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데 익숙하다”면서 “제 사유가 깊지는 않지만, 눈에 보이지 않아도 있는 것이고 눈에 보인다 해도 있다고 이야기 못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고 연출이 장애에 관해 신중히 접근한 이후 내놓은 사유다. “장애라는 것은 누구나 갖고 있다 생각합니다. 장애가 있다고 인정하고 시작하는 사람, 없다고 생각하고 시작하는 사람 두 경우 모두 관점에 따라 맞는데, 그 바라보는 시점에 네거티브(negative)를 덜어내고 싶었죠. 소정이의 상상을 통해 그런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고 연출은 공연계 미다스 손으로 통하는 스타 연출가다. ‘조씨 고아, 복수의 씨앗’ ‘푸르른 날에’ ‘아리랑’ 등으로 유명한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정서는 ‘애이불비(哀而不悲)’. 속으로는 슬프지만, 겉으로는 슬프지 않은 체하는 것이다.

그런데 고선웅식 애이불비의 정서는 ‘체 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슬픔을 넘어 다양한 형식으로 위로를 건넨다. 이번 개회식에서도 장애를 넘어 감동을 안겨 주리라는 기대가 나왔다. 연극, 뮤지컬뿐만 아니라 오페라, 창극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간 경력도 종합 공연 형태인 패럴림픽 개회식에 적합했다.


고 연출은 ‘열정이 우리를 움직이게 한다’(Passion Moves Us)‘는 주제로 열린 이날 공연에서 사람 중심의 몰아치는 생명력을 보여주며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특히 장애와 비장애 구분이 없는 동행의 신세계를 펼쳐냈다. 휠체어 퍼포머들이 만들어낸 회오리 바람이 장애와 비장애 구별을 없애고 생명력을 불어넣어 ’공존의 구‘를 하늘 높이 띄워 펼쳐진 세계다.

고 연출은 “모든 연결이, 운동이 되고 자극과 반응을 주고받으면서 계속 성장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려 했습니다”면서 점과 선이 면이 되고 그것이 입체가 돼 다시 구가 되는 것처럼 연결됐으면 했죠“라고 설명했다.

소프라노 조수미와 가수 소향의 주제가 ’평창, 이곳에 하나로‘ 열창, 2000년 불의의 오토바이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강원래와 DJ 활동을 겸하는 구준엽으로 구성된 듀오 ’클론‘의 무대로 성료한 개회식은 그러나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특히 당일까지 1m가량 내린 눈 등 날씨 때문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로 인해 조명과 음향 체크 등 물리적으로 개회식을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고 연출은 ”이런 거대한 행사를 치르기 위해서는 수레바퀴가 있고, 그 수레바퀴에는 수많은 바큇살이 있어요. 전 그 하나에 불과했어요“면서 ”조직위부터 여러 스태프, 눈을 치운 군인들, 공연에 참여해준 초등학생 친구들 덕분에 어려움 속에서도 잘 진행했죠“라고 고마워했다.

오는 18일 폐회식 연출도 맡은 고 연출은 개회식을 잘 치렀다는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바로 준비에 돌입했다. ”폐막식은 무대를 좁혀 좀 더 밀도 있게 꾸밀 겁니다. 그리고 승리했느냐, 패배했느냐 문제보다 모든 것이 다 지나갔으니 다 어울려 회포를 푸는, 즐거운 자리로 만들고 싶어요.“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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