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운명의 봄’>‘대화조건’ 혼선 정리한 美…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 非核化”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피츠버그 국제공항에서 “(나는) 북한이 이젠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며 미·북 대화 개최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대화의 조건으로 북한의 비핵화 구체적 조치를 언급했다가 번복한 세라 허커비 샌더스(오른쪽) 백악관 대변인과 추가 전제조건은 없다는 입장을 밝힌 스티븐 므누신(오른쪽 두 번째) 재무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세 번째) 미 중앙정보국 국장. AP연합뉴스

- “추가 전제조건 없다” 배경

‘北 도발중단 - 한미훈련 용인’
므누신, 원칙 확인·논란 진화

폼페이오는 “최대압박 계속”
대북기조 강조하며 속도조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1일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추가 전제조건은 없다”면서 혼선 정리에 나섰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 비핵화 목표와 ‘최대의 압박’ 대북정책 기조도 재확인하면서 급하게 전개되는 미·북 대화 속도를 조절하는 동시에, 미국 내부에서 터져 나오는 우려 해소에도 적극 대응하는 모양새다.

특히 대북제재를 담당하는 재무부의 스티븐 므누신 장관은 이날 NBC방송 인터뷰에서 “혼선이 없어야 한다”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이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전제조건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라지 샤 백악관 부대변인도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미·북 정상회담 전제조건을 묻는 질문에 여러 차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공개적 반대 불표명이 전제조건”이라고 확인했다. 이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8일 발표에서 밝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비핵화에 대한 의지 △핵·미사일 실험 자제 △한·미의 정례적 연합군사훈련 이해 등 3가지와 맞물려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정 실장의 이 같은 내용의 김 위원장 구두 메시지를 청취한 뒤 5월 미·북 정상회담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므누신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가 여전히 미국이 추구하는 정책인가”라는 질문에도 “틀림없다.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가 목표라는 걸 매우 분명히 해왔으며 이게 우리가 이뤄내려는 것”이라고 확인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이날 CBS방송과의 인터뷰 등에서 북한의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목표라고 규정하면서 “우리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으며, 이번 대화가 진행되는 내내 북한에 계속 압박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은은 비핵화 논의를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야 한다”고 명확하게 밝혀 비핵화 논의가 아닌 미·북 대화는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므누신 장관 등의 발언은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 9일 미·북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북한의 구체적인 조치와 행동”을 추가로 언급하면서 빚어진 혼선을 바로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공화당에서는 코리 가드너(콜로라도)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 소위원장이 이날 “북한이 미·북 정상회담 전 과거의 비핵화 합의들을 먼저 이행하는 모습을 보이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미·북 정상회담 준비에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9일 첫 준비회의를 개최했으며, 현재 마크 램버트 국무부 한국과장이 담당하고 있는 뉴욕 채널도 조심스레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