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오르자…‘논 他작물 재배’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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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가격폭락 우려 ‘비상’

㏊ 평균 340만원 지원금 줘도
농민“쌀값 더 올라”호응 저조
전남·충남 등 ‘목표치 10%대’

정부가 올가을 쌀값 폭락을 막기 위해 추진 중인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이 목표치에 크게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에 유통 중인 쌀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올라 이 사업에 대한 농민들의 호응이 저조한 데 따른 것이다. 농정당국은 사업이 차질을 빚을 경우 벼가 과잉 재배돼 올가을 수확기 쌀값이 폭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12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공급 과잉 해소를 위해 올해 쌀 재배면적을 5만㏊ 줄이기로 하고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농민들의 호응이 높지 않아 당초 2월 말까지였던 사업 신청 기간을 오는 4월 20일로 연장한 상태다. 이 사업은 논에 다른 작물을 재배할 경우 ㏊당 평균 340만 원의 지원금을 지급한다.

전국 자치단체 신청 접수 현황을 보면 지난 9일 현재 목표치의 15.5%인 7763㏊에 불과했다. 할당량이 1만698㏊로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전남도의 경우 전국 평균보다는 높지만 신청접수율이 목표치의 17.3%(1856㏊)로 저조한 편이다. 할당량(8879㏊)이 두 번째로 많은 충남의 신청 접수는 목표치의 10.1%인 900㏊에 불과하다.

이 사업이 농민들의 외면을 받은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쌀값이 크게 올라 앞으로도 더 오를 거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월 15일 기준 80㎏짜리 쌀값이 16만3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의 12만9000원에 비해 26%가량 올랐다.

벼 대신 다른 작물을 심는 것에 대한 매력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것이다. 또 벼농사의 기계화율은 98%에 달하지만, 콩·옥수수 등을 타 작물 재배는 수작업이 많이 필요한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와 지자체들은 ‘논 타작물 재배 지원 사업’이 차질을 빚을 경우 올가을 쌀값 급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도비 19억 원을 확보해 시·군비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사업 참여에 적극적인 기관·농가에는 그 실적을 2018년산 공공비축미 배정 때 반영하고 포상도 확대할 예정이다. 도는 벼 재배 면적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대규모 경작자 1만2000여 농가에는 사업 참여를 요청하는 도지사 권한대행 명의 서한문도 보냈다. 도 관계자는 “최근 쌀값이 올랐다고 생산을 늘리면 수확기에 다시 공급이 넘치게 된다”고 사업 참여를 재차 독려했다.

무안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