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블랙리스트, 걸림돌 안돼… ‘차별’없애라는 뜻”

정부 “타국도 外投기업 위해
다양한 세제 운영하고 있어”
조건만 맞으면 지정될 전망

한국지엠의 외국인투자기업 지정과 관련해 지난해 연말 유럽연합(EU)이 문제 삼은 세제 혜택이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으나 정부는 “큰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조건만 충족한다면 외투기업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한국지엠의 외투기업 지정과 관련해서는 실무선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고 절차만 충족되면 (지정하는 데) 어려울 것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EU는 외국기업에 세제 특혜를 주는 한국 세법이 ‘유해조세제도’라며 한국을 조세피난처 블랙리스트에 올린 바 있다. 정부는 국내 세법을 국제 기준에 맞추겠다는 약속을 한 뒤 블랙리스트 제외 판정을 받았다. 한국지엠의 외투기업 지정 역시 EU의 경고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복수의 정부 관계자는 “EU의 취지는 ‘차별성’을 없애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규모나 성격 등이 아닌 국내기업과 외투기업이란 구분에 따라 혜택을 주는 것을 차별이라고 지적했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들은 명시적으로 외투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주지 않지만 기업의 성격이나 투자규모, 연구·개발(R&D) 투자 등을 고려해 기업에 혜택을 주는 다양한 세제를 운영하고 있다. 오히려 외투기업에 대한 별도의 혜택을 주지 않을 정도로 신규설립·투자 법인에 대한 다양한 세제 혜택이 있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놨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행법상 제조업 외투지역 지정 요건은 3000만 달러(약 325억 원) 이상의 공장시설 신·증설, 혹은 200만 달러(21억 원) 이상의 R&D 시설 투자를 하면 된다. 외투기업으로 지정되면 최초 5년간 100% 법인세가 감면되고, 이후 2년간 50% 추가 감면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GM 본사가 외투기업 신청을 할 경우 한국지엠 공장이 있는 인천시와 경남도와 함께 지정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