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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12일(月)
文정부 ‘북핵2팀’ 운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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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교 국제부장

새봄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는 성공적이다. 1월 남북 고위급 회담에 이어 2월에 김여정이 방남했다. 3월에는 남북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 개최도 이끌어 냈다. 미국의 최대 압박 전략이 먹혀들었는지 한국의 달빛 정책이 통했는지는 제쳐 두고, 꽉 막힌 한반도 정세에 대반전을 만든 청와대의 대화파는 박수를 받기에 충분하다.

북한의 속내를 의심하는 보수의 심정은 이해되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스스로 갖고 있었던 과거의 글 속에 묻어 있었을지 모를 편견에 대한 반성도 솔직히 고개를 든다. 어쨌든 지적과 비판은 충분했고 이제 모두가 지혜를 모을 때다. 1992년 발효된 한반도 비핵화 선언이 동유럽 공산주의 붕괴를 지켜본 김일성 주석의 위기감에서 비롯됐고, 2006년 남북 정상회담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핵개발 시간 벌기 위장용이었고, 2018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도 비슷한 간계를 획책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거두기 어렵더라도 지금은 과거에 머물러 있을 때가 아니다. 눈을 커다랗게 뜨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2000년 존스홉킨스대 연설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시각을 두 진영으로 분류했다. 낙관론자들은 중국이 앞으로 세계 최대 시장을 지닌 ‘자본주의 타이거’가 될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는 것이고, 비관론자들은 세계를 위협하는 마지막 ‘공산주의 드래건’으로 변모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진단이었다. 중국이 어떤 국가로 진화했는지는 18년이 지난 시점에서 답이 나오고 있다. 11일 통과된 시진핑(習近平) 주석 장기집권 개헌안의 반대표는 2964표 중 0.07%인 2표에 불과했다. 공산당은 건재했고, 시장경제 효율성을 흡수했다. 이코노미스트 최신호는 “현재 중국은 엄격한 공산당이 통치하는 중상주의 드래건이 됐다”고 분석했다. 비관론과 낙관론 모두 틀렸다. 복기하면 미국은 중국의 미래 예측, 나아가 미래 조정에 실패한 셈이다.

역사는 방향이 정해져 흘러가지 않는다. 투쟁과 협력, 대립과 타협이 만드는 지점으로 이끌려 간다. 각국은 생존을 위한 명분과 정당성을 갖고 있다. 불량국가 낙인이 찍힌 북한과 이란, 시리아도 예외는 아니다. 한쪽은 악(惡)이라고 주장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선(善)이다. 그래서 역사에서 선악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악의 국가가 언제나 패자가 되지 않고, 선의 국가가 반드시 승자가 아니라는 함의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역사의 패자가 되지 않으려면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가 사산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 대화를 위한 북핵 1팀을 가동하는 동시에 북한이 핵미사일 실전 배치 선언의 뒤통수를 치는 비상국면에 대처할 북핵 2팀을 운용해야 한다. 그 속에서 김정은 체제 붕괴 작업부터 군사적 옵션 참여까지 모든 사안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가 국제사회의 타협 속에서 핵동결·핵봉인으로 흘러가는 나쁜 합의도 방어해야 한다. 북핵 2팀은 불안한 보수 진영을 아울러 국가 역량을 모으는 단합 기능도 안고 있다. 북한을 향해서는 ‘이번이 정말 마지막 기회’라는 최후통첩 압박이다. 핵무기를 손에 쥐고 돈을 강탈하는 병진 노선으로 무장한 잡종 김일성주의, 하이브리드 늑대의 출현은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협상은 지금부터다.

jklee@
e-mail 이제교 기자 / 국제부 / 부장 이제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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