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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12일(月)
최순애 동요 ‘오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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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위원

소파(小波) 방정환은 일제강점기이던 1923년에 한국 최초의 순수 아동 잡지 ‘어린이’를 창간해 매달 동시(童詩)를 공모했다. 1925년 11월호 당선작이 ‘오빠 생각’이었다. 당시 11세 소녀 최순애(1914∼1988) 작품이다. 최순애가 경기도 수원의 집을 떠나 서울로 간 오빠 최영주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것으로, 1930년에 작곡가 박태준이 곡을 붙여 전국에서 널리 불리게 한 이래 대표적인 ‘국민 동요(童謠)’ 중의 하나로 꼽혀왔다. ‘뜸북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 제/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며/ 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순진무구한 동심(童心)과 애잔한 정서가 두드러져, 어른이 된 뒤에도 들으면 가슴이 맑아지면서 촉촉하게 젖는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최영주는 동화작가로 잡지 ‘학생’을 발행하며 화성소년회를 조직해 활동하는 것이 불온하다는 이유로 일제 당국의 집중적 감시와 핍박을 받다가 폐결핵으로 1945년 39세 나이에 별세했다. 그는 모금운동을 벌여 서울 망우동에 방정환 무덤을 만들고 묘비를 세우기도 한 인물로, “존경하는 선배 소파의 밑에 묻어 달라”고 했던 유언에 따라 방정환 옆에 묻혔다.

‘오빠 생각’ 당선 이듬해인 1926년 ‘어린이’ 4월호 당선 동시가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하고 시작하는, 이원수(1911∼1981)의 ‘고향의 봄’이었다. 경남 마산에 살던 이원수는 이를 계기로 최순애에게 편지를 보내기 시작한 지 10년 만에 수원역 앞에서 처음 직접 만나던 도중에 반일(反日) 성향의 독서회 활동 등을 문제 삼은 일제 경찰에 체포됐다. 최순애는 그의 10개월 옥고를 뒷바라지한 뒤, 출옥한 그와 1936년 결혼했다. ‘산토끼’ 작곡가 이일래가 곡을 붙여 마산 일대에서 불리다가 홍난파가 다시 작곡해 또 다른 ‘국민 동요’가 된 ‘고향의 봄’ 노래비가 이원수 고향뿐 아니라 수원 팔달산 기슭에도 세워진 배경이다. 수원시는 지역 출판사인 더페이퍼가 모은 최순애와 최영주의 육필 원고, 사진과 영상물 등 귀한 자료들을 선보이는 ‘오빠 생각’ 전시회를 지난 1월 시작했다. 수원 시내 순회전으로, 남은 일정은 오는 16일까지 팔달구청에 이어 17∼23일 광교홍제도서관이다. 티 없이 맑은 동심의 세계를 더 그리워하게 하는 혼탁한 세태여서 동요를 새삼 흥얼거리게도 하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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