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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13일(火)
‘공공의대’가 正道 아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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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협 사회부장

때아닌 공공의대(공공보건의료대학) 논란으로 시끄럽다. 지난 2월 28일 부실사학의 대명사로 지목돼온 전북 남원 서남대의 폐교를 계기로 불붙은 논쟁인데, 속을 들여다보면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오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공공의대는 졸업 후 일정 기간 지방 의료기관에서 의무적으로 일할 공무원 의사를 양성하는 시스템이다.

공공의대 추진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의료수요 대응과 지역경제 회생을 명분으로 내걸고 있다. 지역사회와 이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치권이 적극적이다. 서남대가 갖고 있는 부지와 인프라를 활용해 서울·광역 지방자치단체 공동으로 이참에 공공의대를 만들자는 제안이다. 기회를 틈타 관련 법안 발의도 봇물이 터졌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용호 무소속 의원이 각각 공공의대 설립 근거를 마련하는 공공보건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상태다. 공공보건의료전담 의과대학 학생에게는 입학금·수업료·실습비 등을 지원하고, 졸업생은 의사면허 취득 후 9년 동안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설립·운영하거나 지정한 공공보건의료기관 또는 의료취약지 거점의료기관에서 의무적으로 복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의원은 전북 남원·임실·순창이 지역구다. 기 의원은 서울 성북을이 지역구이나 호남(전남 장성) 출신이다. 과거 새누리당에서도 비슷한 법안이 추진됐다가 무산된 적이 있다. 2016년 당시 이정현(현재 무소속) 새누리당 의원 등 75명이 관련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 의원 지역구는 전남 순천이다.

문제는 지역사회와의 연고라는 변수를 통제하면 흔쾌한 찬성론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보건복지부는 “3월 안에 윤곽이 나올 예정”이라는 말 외에는 확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복지부는 예전에도 이정현 의원을 도와 법안을 추진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선거를 앞둔 시점이라 “지역주민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부담이다. 본질적으로는 이런 식으로 공공의대를 설립할 경우 발생하는 한국 의료시스템의 왜곡 문제다. 자유경쟁과 시장주의 원칙을 훼손하면서까지 공공의대 설립의 물꼬를 틀 경우 자칫 전체 구조를 뒤흔들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수도권과 농어촌 간 의료 양극화 심화, 공공의료(7%)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0%)에 비해 턱없이 낮은 현실은 분명 해결해야 할 과제이나, 공공의대 설립이 정답은 아니다. 현 문제점은 원칙을 지키면서 다른 식으로 고쳐나갈 수 있는 만큼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지 말자는 의미다.

양극화의 핵심에는 저수가와 열악한 교통 인프라 문제가 자리 잡고 있으니 수가 보전과 접근성 향상부터 차근하게 풀어갈 일이다. 의료사각지대 해소는 취약지에 대한 정부의 합리적 지원책 마련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 민간에서 공공의료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방안이 오히려 효율적이라는 지적도 많다. 이 같은 근본적 해결 없이 공공의사 수만 늘린다고 해도 미미한 보완책에 그칠 공산이 크다. 재원 확보도 불투명하고 제대로 준비도 안 된 상황에서 서남대 폐교를 빌미로 난데없이 공공의대 개설을 밀어붙일 경우 또 다른 서남대 2탄, 부실 의대만 양산하는 결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

jupiter@
e-mail 김상협 기자 / 사회부 / 부장 김상협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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