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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13일(火)
최저임금 過速이 부른 ‘정부지원금 실적 닦달’ 요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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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과속(過速) 인상이 중소기업·소상공인은 물론 취약 근로자들에게도 직격탄이 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보완책으로 도입한 일자리안정자금의 실적을 올리려고 무리한 동원과 할당에 나서고 있다. 올해 3조 원이 책정된 일자리안정기금은 30인 미만을 고용한 사업주에게 근로자 1인당 월 13만 원까지 보조한다. 당연히 환영 받을 줄 알았는데 현장 반응은 싸늘했다. 당황한 정부가 관련 장·차관과 청와대 참모들까지 거리 홍보에 내보냈지만 첫 달 신청률은 고작 3%대였다. 그런데 2월 들어 급전, 지난 9일 기준 112만2710명으로 정부 목표(236만4000명)의 47.5%까지 올라갔다. 문재인 대통령도 100만 명 돌파를 “작지 않은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런데 기막힌 사연이 있었다.

근로복지공단 등 5개 공공기관이 참여한 전국사회보장기관 노조 연대는 12일 성명을 내고 “기관별로 매일 접수 건수 할당과 실적을 압박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업주 자발적 신청보다는 정부의 총동원령이 만든 실적이라는 뜻이다. 영세 사업주가 신청을 꺼린 것은 4대 보험 가입과 소득 자료 노출 등 득보다 실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자 정부는 고용노동부·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근로복지공단에는 2월에 30만 개, 3월 50만 개 식의 할당이 내려왔다고 한다. 건강보험공단과 국민연금공단은 경쟁을 시켜 ‘1인당 하루 3건’ 지시가 나올 정도였다. 직원이 하루 300~500건 전화를 돌리는 바람에 본업은 뒷전이라고 한다. 사업주는 중복 방문·전화 공세에 시달린다.

세금으로 민간의 임금을 보전하는 것도 희대의 코미디인데, 원하지 않는 대상자를 찾아가 읍소하고, 거기에 동원된 노동조합원들이 고유 업무를 못할 지경이라고 들고 일어나니, 이런 해괴한 요지경이 없다. 사태의 근원은 ‘2020년 1만 원’이라는 현실을 무시한 목표에 있다. 지금이라도 잘못을 시인하고,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등 보완책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여전히 편법에 편법을 덧대는 식의 땜질을 고집하고 있다. 내년 최저임금 결정 시기(6월 말)도 다가온다. 이대로 가면 충격과 혼란은 더 커질 것이다. 세계에 유례없는 부조리극을 언제까지 계속할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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