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부처 세종 이전… 레저稅 조정… ‘사면초가’ 과천시

14개 부처·산하기관 이전완료
8월엔 남아있는 과기부 옮겨가
경마장 稅入도 줄면 재정 타격

경기 과천시가 사면초가에 내몰리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세종시 이전을 앞두고 상권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시의 주요 공공재정 수입원인 레저세마저 줄어들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13일 시에 따르면 지난 1월 경마·경륜·경정장과 장외발매소에서 거둬들이는 레저세의 안분 비율을 조정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개정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박완주(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이 개정안은 경마·경륜·경정장과 장외발매소의 레저세 안분비율을 2021년까지 현행 5대 5에서 2대 8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방세로 분류되는 레저세는 전체 징수액의 3%가 기초자치단체에 징수교부금으로 주어지고, 인구 규모와 재정력, 징수실적 등에 따라 추가로 교부된다.

경마장이 있는 과천시는 레저세 의존도가 높다. 올해 2296억 원의 세입 중 레저세 관련 교부금이 486억 원으로 전체의 21%를 차지한다. 시는 정부의 지방재정제도 개편으로 236억 원의 세입이 감소한 상황에서 법안까지 통과되면 46억 원의 수입이 추가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정부기관 이전으로 지역경제가 침체한 데다 재정 타격까지 감수해야 할 처지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2012년부터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등 14개 부처 및 산하 기관이 과천을 떠난 데 이어, 오는 8월에는 과기정통부마저 세종시로 떠날 예정이어서 공동화 현상이 우려된다. 시 관계자는 “정부 부처의 지방 이전과 레저세 조정 모두 시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에 시의 입장을 전달하고, 레저세 관련법 개정에 대해 우리와 뜻을 함께하는 시·군과 공동대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과천 =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