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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경제]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13일(火)
트럼프, 브로드컴 ‘퀄컴 인수’ 금지 명령… “국가안보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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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알루미늄 관세폭탄 이어
이번엔 안보 내세워 업체 보호
“5G 기술 지배적 지위 약화돼
中 화웨이의 시장지배 우려”
외국인투자심의위 권고 수용
반도체 사상 최대 거래 무산


반도체업계 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으로 주목을 받았던 싱가포르 기업 브로드컴의 미국 퀄컴 인수 시도가 미국 정부에 의해 최종 무산됐다. 이는 단순한 통신 기술을 넘어 국방·안보 영역까지 좌우할 수 있는 차세대 통신망 5세대(G) 산업을 국가 차원에서 보호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이 같은 미국 정부의 행보는 철강 관세 부과 등 각종 보호무역주의 정책과 맞물리면서 5G 기술도 ‘통상 전쟁’에 들어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업계는 브로드컴을 통해 중화권으로 통신 기술이 유출될 가능성이 차단된 것에 대해서는 반기는 표정이지만, 보호무역주의 파고가 통신 영역까지 확대될 조짐에 대해서는 잔뜩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13일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브로드컴의 자국 통신 반도체 기업인 퀄컴 인수를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이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구매자(브로드컴)가 제안한 퀄컴의 인수는 금지된다”며 “이와 상당히 동등한 다른 어떠한 인수 또는 합병도 마찬가지로 금지된다”고 말했다. 그는 “브로드컴이 퀄컴을 차지하면 미국의 국가안보를 손상할 수 있는 위협을 가할 행동을 할지 모른다고 생각하게 할 만한 믿을 수 있는 증거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정명령은 외국 투자자의 미국 기업 인수를 점검하는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권고에 따른 조치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이 CFIUS의 반대를 근거로 M&A를 막은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로는 두 번째다.

미국 행정부가 국가 안보를 들어 브로드컴의 인수를 막은 것은 퀄컴이 가진 5G 기술 때문으로 보인다. 퀄컴은 5G와 관련해 여러 특허권을 갖고 있어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과 시장 점유율을 다툴 수 있는 최대 경쟁자로 꼽힌다. 미국 정부가 5G를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기술 등과 연계된 ‘국방·군사 기술’의 일환으로 본다는 점도 한몫했다. CFIUS는 “브로드컴의 인수는 5G에 관한 퀄컴의 지배적 지위를 약화시켜 중국 기업인 화웨이의 시장 지배를 허용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통신 업계는 다행이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는 반응이다. 국내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 시장에도 앞으로 중국 등에 대한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파고가 밀어닥치면 수입제한 조치 등으로 번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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