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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사회]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14일(水)
“임신도 순번… 질렸다” 이민·公試로 탈출구 찾는 2030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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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시간 길고 휴일은 적어
더 늦기 전에 딴 길 ‘압박감’
8급 간호공무원 경쟁률 급등
美간호시험 응시도 크게 늘어


간호사계의 직장 괴롭힘을 지칭하는 ‘태움’과 임신조차 순번을 정해 해야 할 정도의 고강도 업무에 시달린 젊은 간호사들이 공무원 시험을 보거나 일부는 아예 이민을 떠나려 하는 등 ‘탈출구’를 찾고 있다.

간호사들이 회의를 통해 임신 순서를 정하게 하는 대학병원에서 근무했던 최모(여·28) 씨는 결국 퇴사를 결심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 병원 간호사들은 자신의 차례가 돌아왔을 때 임신하지 못하면 순서를 다시 기다려야 했다. 최 씨는 14일 “임신순번제가 비인간적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는 병원이 돌아갈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최근에는 후배들이 대학교 다닐 때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는데, 나도 조금이라도 빨리 준비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8급 간호직 공무원 시험은 간호사 자격증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 공무원 시험에 비해 응시생이 적지만, 그래도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지난해 서울의 경우 경쟁률이 64.9 대 1이었으며 경기 군포시는 117.0 대 1에 달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전날 발표한 ‘2011∼2016년 보건의료 실태조사’에 따르면, 간호사의 거의 절반이 면허를 취득하고도 보건의료기관에서 일하지 않고 있다. 2016년 기준 간호사 면허 소지자 35만5772명 가운데 보건의료기관에서 활동하는 간호사는 17만9989명(50.6%)에 불과했다. 나머지 49.4%는 일을 쉬고 있거나 다른 직종에 근무하고 있다.

아예 한국을 떠나겠다는 간호사들도 있다. 부산에서 간호사로 근무했던 또 다른 최모(여·27) 씨는 미국 이민을 준비 중이다. 최 씨는 병원에서 일할 때 하루에 15∼16시간 근무했으며 한 달에 5일도 채 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수직적 선후배 관계도 견디기 쉽지 않았다. 최 씨는 “옛날보다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욕이 섞인 폭언을 듣기도 하고, 업무 외에 사적인 일로 이유 없이 공격을 당하기도 했다”며 “언어와 문화가 달라 힘들겠지만, 그래도 미국에서는 간호사의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고 근무환경도 더 나을 거라는 생각에 이민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미국 간호사 시험에 응시하는 한국인들은 2013년 482명에서 지난해 749명까지 증가했다. 미국 간호사 시험 학원 강동 엔클렉스의 이명자 대표는 “과거에는 자녀들을 위해 이민을 고민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최근엔 28∼35세 시험 준비생이 많이 늘었다”며 “미국은 간호사 1명당 돌봐야 하는 환자 수가 3∼4명이고, 3년 차 간호사가 연봉 1억 원을 받는 등 근무환경과 처우가 한국보다 낫다”고 설명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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