廢배터리 땅에 묻고 廢케이블 무단방치… 익산 ‘불법폐기물’ 골머리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전북 익산시 국가산업단지 안 부도업체에 쌓인 폐비닐 등 폐기물.

부도업체가 불법처리해 방치
‘발암물질’ 처리·복구 수천억
“法 교묘히 악용해 단속 피해”

전북 익산시가 업체 부도로 무단 방치되거나 불법 매립된 각종 폐기물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처리에 수천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돼 시가 좀 더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 각종 폐기물을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전북 익산시 등에 따르면 익산 국가산업단지 안에 있는 한 부도 업체 공장 부지에 폐전선 등 4200여t이 방치돼 있고 공장 폐수처리시설에서도 고인 물이 썩어 악취가 진동하고 있지만, 처리 책임을 두고 논란이 계속돼 방치되고 있다.

이 공장 문제는 익산 국가산단 ‘구조 고도화 사업’을 위한 현장 점검 과정에서 드러났지만, 공장 건물 소유와 관리권이 수차례 변경되면서 이 폐기물을 누가 처리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아 계속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가산단을 관리하는 한국산업단지공단 등이 폐기물 처리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법적 책임 한계가 불분명한 데다 처리비용이 10억 원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익산시 관계자는 “부지(3만여㎡)는 산업통상자원부 소유, 건물(2만㎡)은 개인 소유이고, 폐기물 배출과 처리 업체도 각각 달라 ‘행정 대집행’ 등 선제 조치가 어렵게 꼬여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검찰에 적발된 익산시 낭산면 폐석산에 묻힌 7만4000여t의 폐기물(폐배터리)도 골칫거리다. 검찰이 사업주와 운반업체 관계자 등 4명을 구속했지만, 익산시는 1급 발암물질이 함유된 매립 폐기물 처리 복구 비용만 1000억∼2500억 원가량 들어갈 것으로 예상해 처리를 못 하고 있다.

강공언 원광보건대 교수는 “행정기관이나 환경 감시 단체의 감시망에 구멍이 난 사례로 ‘사후 약방문’보다 감시 시스템을 치밀하게 정비하고 지속적인 폐기물 업체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산 = 박팔령 기자 park8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