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흥행보다 장기전… 스마트폰 ‘롱테일’ 승부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왼쪽부터 삼성전자 갤럭시S8 버건디 레드, 갤럭시S9, LG전자 V30S 씽큐. 삼성전자·LG전자 제공

삼성, 출시 6개월 지난 갤S8
새 색상 ‘레드’ 로 인기 지속
갤S9도 대대적 형태변화보다
체험존 확대로 판매 늘릴 계획
LG, G7 대신 V30S씽큐 내놔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출시 6개월 이상 지난 갤럭시 S8의 새로운 색상인 ‘갤럭시 S8 버건디 레드’를 내놨다. 통상 신제품 출시 2∼3개월이 지난 후 제2의 ‘붐업’을 위해 새 색상을 내놓는 것을 감안하면 대단히 이례적인 조치다.

외부의 우려와는 달리 갤럭시 S8 버건디 레드는 갤럭시 S8의 5가지 색상 중 30% 이상 점유율을 차지했다. 애플 아이폰X(10)의 공세에 시장 방어 역할을 맡은 것도 해당 제품이어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당시 “갤럭시 S8은 여전히 국내에서 하루 1만 대 이상 팔리는 스마트폰”이라고 밝힌 바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이 같은 행보는 ‘긴꼬리(롱테일)’ 전략으로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스마트폰 혁신이 한계에 부딪힌 가운데 초기 ‘반짝’ 판매를 노리는 전략보다는 롱테일이 향후 스마트폰 판매 전략의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S9을 출시하며 소비자 체험 행사를 확대 진행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삼성전자가 제품 공개 직후에 갤럭시스튜디오(체험존)를 100곳 이상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써보니 좋더라’는 입소문을 통해 서서히 판매를 늘려 간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폼팩터(Form Factor·제품 형태)에 있어서도 롱테일 전략이 엿보인다. 갤럭시 S9은 지문인식 센서 위치와 카메라 모듈의 변화에도 불구 테두리 없는 대화면(인피니티 디스플레이) 등 폼팩터 변화는 작은 편이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2년 이상이지만 제조사들은 새 제품을 평균 6개월마다 내놓고 있어 매번 대대적 폼팩터 변화를 시도할 경우 생산비를 감당할 수 없다는 현실적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갤럭시 S9의 예약 판매량 등이 전작에 미치지 못한다는 외부의 평가에 대해 삼성전자가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라면서 “롱테일 트렌드에 따라 이미 시장에 출시된 스마트폰의 지속적인 운영체제(OS) 및 보안 관련 업그레이드의 중요성도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롱테일 전략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G7 대신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V30의 업그레이드 버전에 해당하는 V30S 씽큐를 최근 내놓은 바 있다. 황정환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장(부사장)은 “롱테일 전략이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