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롯데 지배구조 겨냥했나… “오너 일가 재갈물리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근심 가득한 금융관련 협회장들 15일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방안’ 간담회에 금융 관련 협회장들이 무거운 표정으로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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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지배구조 개선안 파장

금융 계열사 거느린 대기업들
경영승계 맞물려 변수 될수도

CEO ‘사외이사 추천위’ 배제
사외이사도 책임성 강화키로
보수총액 5억원 이상 임직원
연차보고서 통해 공시 의무화

금융위원회가 15일 금융기업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대폭 강화하기로 함에 따라 금융계열사를 거느린 삼성, 롯데 등 대기업의 지배구조와 경영에 작지 않은 파장이 미칠 전망이다. 사실상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대기업 총수 일가가 모두 적격성 심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후계구도와 맞물린 지배구조에 적지 않은 큰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금융그룹 통합감독방안과 함께 과도한 대기업 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재갈 물리기’란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의 방안에 따르면 대주주 부적격 요건으로는 기존의 금융 관련 법령과 조세 처벌법 위반자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자(금고형 이상)를 추가하기로 했다. 이 규정은 법 시행 이후 발생한 행위에 대한 확정판결이 나면 적용한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CEO 선임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감사위원 추천위원회에 CEO 참여를 금지하기로 했다. 지금은 권고를 통해 해당 위원회에 CEO 영향력을 배제토록 해 왔지만, 법으로 금지키로 한 것이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3분의 2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해야 한다.

CEO 선임 과정의 투명성은 높이기로 했다. CEO 후보자 평가 기준을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명문화 하고 관리 내역을 주주에게 주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했다. 이는 사전에 마련한 엄격한 자격 기준을 충족하는 사람만 CEO 후보자 군에 들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지속해서 관리해 예측 가능한 후계 구도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CEO 및 이사 선출과정에서 소수 주주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고자 대형 상장금융회사에 대한 주주제안권 행사요건은 ‘의결권 0.1% 이상’에서 ‘의결권 0.1% 이상 또는 주식액면가 1억 원 이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사외이사의 책임성은 강화한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 때 이해관계자·외부전문가의 추천을 반드시 받도록 하고 사외이사가 연임할 때에는 외부평가를 받도록 했다. 감사는 이사회 내 타 업무 겸직을 제한하고 한 회사에서 6년 이상 재임할 수 없도록 했다. 임직원의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기준 준수실태가 미흡한 경우 CEO와 준법감시인, 위험관리책임자를 제재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하기로 했다.

고액연봉자 보수 공시는 강화하기로 했다. 보수총액이 5억 원 이상이거나 성과급이 2억 원 이상인 임직원은 보수를 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통해 공시하는 것을 의무화한다. 등기임원에 대한 보상계획은 임기 중 1회 이상 주주총회에 부쳐 평가를 받도록 했다.

금융위는 이런 제도 개선을 위해 금융회사지배구조법 및 시행령, 감독규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은 상반기 중 국회에 제출하고 시행령 및 감독규정 개정안은 3분기 중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배구조 개선으로 금융권이 공공의 이익과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경영원칙을 확립한다면 금융산업의 새로운 혁신을 위한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혜진·최재규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