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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골프와 나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16일(金)
‘열린 지갑’ 1년 만에 ‘업계 월례모임 줄우승’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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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관 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 엠바골프웨어 사옥 내 의류 전시룸에서 가장 아끼는 7번 아이언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김성관 ㈜ 조양 CYG코리아 대표

입문 1주일 뒤 라운드서 127타
다음날 120타… ‘꼴찌상’ 불명예
입술 꽉 깨물고 본격 연습 돌입

축구로 단련된 하체 근력 키워
비거리 늘리고 숏아이언 다듬어
때리기 아닌 뿌려주기 홀로 터득
7번 아이언 160 ~ 170m 날려

태극기 모티브로 골프의류 출시
장애인골프대회 4년여 후원도


엠바골프웨어를 생산하는 김성관(56) ㈜조양 CYG코리아 대표의 꿈은 한국을 대표하는 ‘내셔널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김 대표는 1980년대 종합상사에서 의류 담당으로 근무했고 1992년 ‘독립’했다. 평소 패션에 관심을 두고 있던 김 대표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골프웨어를 제조해 납품했다. 지난 10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 사옥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2007년 OEM 방식으로 김영주(KYJ) 골프웨어를 생산하면서 골프를 시작했다. 그동안 골프를 할 기회는 많았지만, 중소 의류 기업을 운영하다 보니 시간에 쫓겨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

그러던 중 KYJ 골프 측에서 태국에서 개최하는 고객 초청 아마추어골프대회에 협력업체 대표를 모두 초청했다. 김 대표는 1주일 전에야 어쩔 수 없이 골프채를 잡고 연습을 시작했다. 첫 라운드에서 127타가 나왔다. 아마추어 대회였지만, 규칙대로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었던 것. 김 대표는 첫 라운드에서 버디를 뽑아냈다. 파 4이던 7번 홀에서 170m를 남겨두고 친 두 번째 샷을 핀 2m에 붙이고 퍼트를 한 번에 성공시켰다. 동반자들은 “첫 라운드에서 버디까지 잡다니 놀랍다”고 감탄했다. 둘째 날엔 120타였다. 시상식에서 사회를 맡은 개그맨 출신 프로가 김 대표를 단상으로 불렀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많이 칠 수 있느냐”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일정을 함께한 투지를 높게 산다”고 말하며 ‘꼴찌상’을 수여했다. 부상으로 캐디백과 보스턴백 세트를 받았지만, 웃음거리가 됐다. 공개 망신인 셈. 김 대표는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 싶어 입술을 꽉 깨물었고, 서울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골프를 연습했다.

초보였던 김 대표는 한 골프모임에 가입하면서 핸디캡을 받고 내기에 동참하기도 했지만, 늘 그의 지갑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였다. ‘열린 지갑’ 노릇을 하던 김 대표가 3개월 후 90타를 깨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경기 청평의 마이다스밸리 골프장에서 의류업계 종사자 3팀이 나간 월례모임에서 81타로 우승했다. 이후에도 두 차례 더 우승했고, 그해 11월 납회 모임에서 메달리스트까지 차지했다. 이 모든 게 골프를 배운 지 1년이 안 돼 일어났다.

학창시절 테니스와 축구를 즐겼던 김 대표는 초보 시절부터 드라이버로 250m를 펑펑 날렸다. 프로들이 근력운동을 많이 하는 것을 보고 골프는 하체가 받쳐줘야 제대로 할 수 있는 운동임을 깨달았다. 근력을 통해 유연성이 좋아지면 헤드 스피드 역시 비례해 빨라진다고 믿었다. 골프클럽이 임팩트 구간에서 빨리 빠져나가야 그만큼 정교한 샷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남들보다 30m 이상 더 보내니 남은 거리에서 롱아이언 대신 짧은 클럽으로도 편하게 칠 수 있었고, 탄도 높은 샷으로 공을 그린에 세울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일반적으로 공을 놓고 뒤를 때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게 아니다”라며 “공 뒤에서 클럽을 어느 정도 잘 밀어 넣어주면서 뿌려주느냐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스윙 이론을 프로들의 경기 중계방송을 보면서 스스로 터득했다. 실제로 김 대표는 아직도 무거운 스틸 샤프트를 쓰면서도 코킹이 잘 들어가는 편. 7번 아이언으로도 160∼170m까지 보내니 남들보다 두 클럽 차이가 날 정도다.

골프 입문 1년 만에 81타를 챙긴 김 대표의 라이프 베스트는 73타. 언더파 기회도 적잖게 잡았지만, 장타 덕에 공격적인 코스 공략이 많다 보니 손해를 보기 일쑤였다. 파 5홀에서도 220m를 남기면 어김없이 우드를 잡고 그린을 공략했지만, 해저드나 벙커로 보내 번번이 벌어 놓은 타수를 잃었다. 김 대표는 아직 이글 한번 기록하지 못했다. 운도 따르지 않아 홀을 돌아서 나오기도 했고, 정확히 맞힌 어프로치 샷이 퉁겨 나기 일쑤였다. 김 대표는 한번은 골프채 수입상 대표와의 라운드에서 포장을 뜯지도 않고 가져온 클럽으로 78타를 친 적이 있다. 이때 보기와 더블 보기로 많은 타수를 잃었지만, 버디를 7개나 잡았다. 전북 군산골프장에서는 세 클럽을 더 길게 잡아야 하는 강풍 속에서도, 동반자들은 10∼15타를 더 치는 어려움 속에서도 81타 스코어를 작성한 적이 있다.

김 대표는 그러나 2년 전 위암 판정을 받았다. 절제 수술 후 75㎏이던 체중은 10㎏ 이상 빠졌다. 체중이 빠지고 나서 팔굽혀펴기 등 근육량을 늘렸더니 거리를 회복했다. 샷 감각도 90%가량 찾았다. 여전히 헤드 스피드는 시속 160㎞가 나올 만큼 빠르다. 수술 후 걷기를 시작으로 요즘엔 서울 광진구 광장동 집 근처 아차산 정도를 다닌다. 최근엔 근력도 생겨 달리기를 시작했다.

김 대표가 태극기를 모티브로 만든 엠바(M’VA)골프는 출범 8년째를 맞은 내셔널 브랜드다. 엠바는 프랑스어로는 무바이며 ‘나 자신에게 준비된 선물’이라는 뜻이다. 연간 20만 피스를 생산한다. 연 매출은 60억 원 정도다. 로열티와 마케팅 비용이 많은 라이선스 브랜드에 비해 매출 규모는 적은 편이다. 김 대표는 그런데도 장애인골프 3개 대회를 최근까지 4년 이상 후원해왔다. 큰 회사들이 외면했기에 자신이 아니면 해줄 곳이 없고 그래서 후원을 마다치 않는 것. 김 대표는 “큰 재능은 없지만, 패션 쪽에서 27년 이상 일해왔다”면서 “옷은 가성비보다 브랜드를 더 따지는 현실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올해 봄 시즌을 앞두고 최고급 소재를 사용해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한 신상품 120종류를 출시했다. 김 대표는 올해에는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소속 몇몇 선수와 의류 후원을 통해 브랜드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글·사진 =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mail 최명식 기자 / 체육부 / 부장 최명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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