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보복 곳곳 해빙 기류… 롯데그룹·관광·면세점 ‘반색’

中롯데마트 매각 실사에 돌입
1년만에 단체관광 게시하기도
면세점업계 ‘마케팅 점검’분주

1년 이상 지속된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에 조심스러운 ‘해빙’ 기류가 감지되면서 최대 피해자인 롯데그룹과 항공, 면세점, 관광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고 대중 관계도 개선될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당장 꼬여 있던 중국 롯데마트 매각도 실마리를 찾을 전기를 맞았다.

16일 롯데그룹,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매각 작업에 들어간 중국 롯데마트에 대해 현지 유통기업인 리췬(利群)그룹이 점포 70여 개를 대상으로 현장 실사에 들어갔다.

그동안 태국 CP그룹 등이 인수를 타진했으나 롯데마트 영업 재개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중을 확인하면서 막판에 협상을 포기한 바 있다. 서류 실사는 있었지만, 현장 실사를 벌이는 기업은 리췬그룹이 처음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사드 보복으로 1조2000억 원 이상의 피해를 봤는데 올해 상반기까지는 매각을 끝낼 계획”이라며 “리췬그룹 외에도 다른 기업 3, 4곳이 서류 실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12일에는 중국 국영 여행사인 중국국제여행사가 1년 만에 한국행 단체 관광 상품을 홈페이지에 게시해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한국행 재개가 이뤄질 것을 시사했다. 항공업계도 이에 맞춰 제주항공이 약 1년 만에 인천∼옌타이(煙臺) 노선을 매일 운항하기로 했다.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다른 저비용항공사(LCC)도 운휴 노선을 부활하기로 했다.

지난해 14조 원이 넘는 매출을 거뒀지만, 중국인 보따리상의 집단 구매에 의존해 수익성이 악화한 면세점 업계도 사드 보복이 풀리면 전환점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마케팅을 점검 중이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호텔도 수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