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부재 비상경영 돌입한 롯데그룹, M&A 스톱에도 고용·사회공헌 강화

신동빈 “의연하게 대처”당부
오해 살만한 골프 등 자제령

신동빈 회장 구속으로 그룹 창사 70년 만에 첫 총수 부재의 비상체제에 돌입한 롯데그룹이 경영 전반과 조직 안정에 부심하고 있다. 총수의 결정이 필요한 굵직한 인수·합병(M&A)과 대형투자는 불가피하게 올스톱됐지만 고용과 사회공헌 등은 예정대로 변함없이 진행한다. 대신 각 계열사 대표와 고위임원, 내부 임직원 간이나 영업 거래처와의 골프 등 외부활동은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최대한 자제하기로 했다.

19일 재계, 롯데그룹에 따르면 황각규 롯데 지주 부회장을 주축으로 지난달 14일 구성된 롯데 비상경영위원회는 경영 공백을 차단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황 부회장과 비상경영위 소속 임원들이 돌아가면서 신 회장을 면회하고 있는데, (신 회장이) 체중은 좀 감소했지만 큰 변화 없이 담담한 표정이고 ‘경영에 차질이 없게끔 애써 달라’고 당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위기에도 불구, 의연하게 잘 대처해 달라는 메시지인 셈이다.

비상경영위는 이에 맞춰 롯데그룹 계열 전반에 걸쳐 동요 없이 매출 확대 노력과 함께 채용 지속, 사회공헌 활동 강화, 휴가 사용 등을 독려하고 있다. 내부 임직원, 협력사, 외부 고객사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이는 필요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40개 계열사에서 일할 상반기 신입사원과 하계 인턴사원 1150명을 채용하기로 하고 신입 공채는 오는 20일부터, 하계인턴은 5월 2일부터 지원 신청을 받기로 했다.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로 사회에 이바지하기 위해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공개채용을 결정했다고 롯데 측은 설명했다.

롯데그룹의 다른 관계자는 “비상경영을 하고 있지만 사기를 높이기 위해 직원휴가도 종전대로 사용해 재충전하도록 했다”며 “M&A와 신규 투자는 그동안 상시 점검해(신 회장에게 주기적으로) 보고해 왔는데 중단돼 신성장동력 확보 측면에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롯데는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유럽 생산거점 화학 설비 투자, 미국 루이지애나주 에탄 분해시설 등 100억 달러의 투자를 진행해왔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