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 글로벌 인수전쟁… 中, 작년 절반 쓸어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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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핵심 떠오르며
‘인재 영입 목적 인수’급증세
2013년 22건서 작년 115건

2016년 비중 11% 그쳤던 中
작년 48%로 38%의 美 제쳐

인공지능(AI)이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기술로 떠오르며 AI 스타트업에 대한 글로벌 기업의 인수·합병(M&A) 등 투자 전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구글, 애플, 아마존 등 미국 기업들이 AI 스타트업 투자에 꾸준히 나서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처음으로 중국이 해당 분야 투자에서 미국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최근 미국과 중국 기업들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AI 스타트업에 대한 ‘인재 영입 목적의 기업 인수’(Acqui-hiring·애퀴-하이어링)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며 AI 분야 인재 ‘싹쓸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일 KT경제경영연구소와 미국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 등에 따르면 AI 스타트업에 대한 M&A 건수가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실제 글로벌 기업의 AI 스타트업 M&A 건수는 2013년 22건에서 2017년 115건으로, 5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구글의 캐글(AI 기반 데이터 분석 플랫폼) 인수, 애플의 이니트(챗봇 개발 플랫폼), 래티스(AI 기반 데이터 분석 플랫폼) 인수, 아마존의 스쿼럴(AI 기반 사이버 보안 시스템 제공 업체) 인수, 페이스북의 오즐로(AI 챗봇 기술 기업) 인수 등이 지난해 이뤄진 대표적인 AI 스타트업 인수로 거론된다.

더불어 최근 AI 스타트업 투자에서 중국의 적극적인 행보가 눈에 띈다. 2017년 AI 스타트업에 대한 M&A 등 글로벌 투자에서 중국은 48%를 차지하며 38%에 그친 미국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2016년 중국의 비중은 11.3%에 불과했다.

류한석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 소장은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AI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비전을 수립하고 민관 협력의 연구·개발(R&D)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더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으로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던 중국계 인재들이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전쟁이 벌어지며 인재 싹쓸이 대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창업 후 뚜렷한 성과가 없더라도 참여 인력이 훌륭할 경우 곧바로 인수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애플이 지난해 인수한 2016년 창업 스타트업 이니트의 경우 인수 당시 임직원 수가 6명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인재 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커 ‘애퀴-하이어링’ 문화에 대해 국내 대기업들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