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해외에 답이 있다-上>수익률 10년전의 절반 못 미쳐… 글로벌 진출이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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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은행 ROA·ROE
0.48%·6%로 큰폭 개선됐지만
10년전엔 1.1%·14.6%달해

韓산업구조 고도화·고령화로
구조적 저성장 진입 따른 영향

“과거처럼 외형확대는 어려워
세계시장 개척이 현실적 방안”

2017년은 국내 은행의 숨통이 트이는 한 해였다. 반면, 해외 진출을 모색해야 함을 방증하는 계기가 되는 해이기도 했다. 주요 국내 은행들이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했는데도 그 수익 구조가 금융소비자의 이자에 의존하는 현상이 더 짙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은행들은 이제 한계에 봉착한 좁디좁은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에서 새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또다시 형성되고 있다. 문화일보는 2회에 걸쳐 국내 은행들이 느끼는 글로벌 사업의 필요성과 현주소를 진단한다.

한국 경제 자체가 구조적인 저성장 단계로 진입함에 따라, 국내 은행들이 금리 영향에 따른 이자수익 회복 등에도 불구하고 그 수익성이 10년 전보다 못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은행이 다시 높은 수익률을 내기 위해서는 신흥국 등 해외 진출에 더욱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은행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들의 경영지표는 2016년에 비해 큰 폭으로 회복됐다. 우선, 총자산 대비 이익률을 나타내는 총자산순이익률(ROA)이 0.48%로 전년 0.11%에 비해 4배 넘는 수치로 개선됐다. 자기자본 대비 이익률을 나타내는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같은 기간 1.34%에서 6.0%로 큰 폭의 개선세를 보였다. 은행 경영지표의 개선세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직격탄을 맞았던 특수은행을 중심으로 대손비용이 전년 대비 5조 원 넘게 감소한 데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예대금리차가 확대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는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던 10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한 성적이다. 2007년 국내은행들의 ROA와 ROE는 각각 1.10%, 14.60%에 달했다. 지난해 회복세에도 주요 지표가 10년 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미국 100대 상업은행의 평균 ROA와 ROE가 각각 1.09%, 9.73%에 달하는 것과 비교해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한 국내은행 관계자는 “전반적인 경영 지표가 개선되고 있지만, 국내 경영만을 통해 과거 수준을 회복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한국 경제가 산업구조 고도화, 고령화 등으로 인해 구조적인 저성장 단계에 진입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 경제 전반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취약 업종의 기업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고 가계부채 부담도 높아진 점을 감안할 때 과거와 같이 적극적인 외형 확대를 통한 성장전략에 의존하기 어려워지게 됐다. 이자이익 외 부문에서 수익성을 개선하기도 어려운 구조다. 지난해 NICE신용평가에서 발간한 ‘국내은행들의 해외진출 현황 및 신용위험 방향성 분석’ 보고서는 “국내은행은 비이자이익 중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평가받는 수수료 이익의 경우 단기간 내 수익 확대를 기대할 수 없으며, 판매관리비 경감 노력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국내 은행들의 해외진출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며, 성장동력 확보 및 수익성 개선 측면에서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는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에서 은행들이 수익성 한계에 직면해 있다”며 “현지화 등 세심한 전략을 통한 해외 진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