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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21일(水)
‘가요계 No.1’ SM, 드라마·영화까지 사업영역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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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공룡화

- 시가총액 1조6000억… 콘텐츠 리딩그룹으로 승부수

배용준의 키이스트 합병
FNC애드컬쳐 지분 인수

배우 매니지먼트 재도전
자체 드라마 제작에 활용

CJ·넷플릭스 등에 맞서
‘콘텐츠 생산 능력’ 강화


지난 14일 SM엔터테인먼트(SM)의 발표에 관련 업계가 들썩였다. SM이 배우 배용준이 대주주로 있는 배우 전문 매니지먼트 회사 키이스트를 인수하고, 유재석과 씨엔블루, AOA 등이 속한 FNC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FNC애드컬쳐 지분 일부를 매입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는 소식이었다. SM이 두 회사의 지분을 사들이는 데 투입한 금액만 800억 원이 넘는다. 모기업 SM을 비롯해 키이스트, FNC애드컬쳐에 자회사 SM C&C까지 더하면 시가총액 1조6000억 원에 육박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공룡’이 탄생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미 K-팝 업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굳히고 있던 SM은 왜 굳이 몸집 불리기에 돌입한 것일까?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 꿈꾸는 SM

SM의 뿌리는 K-팝이다. 가수 현진영을 시작으로 기획형 아이돌의 원조 격인 HOT, SES를 론칭했고 이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엑소 등으로 배턴을 이어가며 업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해외시장 진출도 가장 빨랐다. ‘오리콘의 신성’이라 불렸던 보아가 현지화 전략으로 일본에 안착했고 이후 일본 굴지의 엔터테인먼트 그룹인 에이벡스와 손잡고 후발 그룹들의 안정적인 일본 진출을 꾀했다.

SM은 차근차근 사업을 늘렸다. 소속 가수들의 예능 출연이 잦아지며 예능인과 콘텐츠 제작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지난 2012년 코스닥 상장사인 여행사 BT&I를 인수한 SM은 사명을 SM C&C(Culture & Contents)로 바꾼 후 강호동, 신동엽, 김병만, 이수근, 전현무 등을 영입했다. 이후 예능 PD들도 스카우트한 후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과 ‘인간의 조건’,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등 예능 프로그램 외주 제작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또한 연기돌(연기+아이돌)이 드라마 시장에서 각광받자 배우 매니지먼트에 관심을 보이던 SM C&C는 2012년 배우 장동건, 김하늘, 한지민 등이 속한 A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며 이 부문을 강화했다. 하지만 이들 중 현재 SM C&C에 남아 있는 이는 없다. 배우 매니지먼트 분야에서는 전문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 셈이다.

바로 그 ‘구멍’을 메워줄 카드가 바로 키이스트 인수·합병이라 할 수 있다. 한류스타 김수현, 김현중, 주지훈과 자회사 콘텐츠와이 소속인 박서준 등을 통해 인력 자원을 늘린 SM은 향후 자사 드라마를 제작할 때도 이들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SM이‘배용준 카드’를 SM에 어떻게 접목시킬 지도 관심사다. 키이스트를 넘긴 배용준은 SM 주식을 확보해, 이수만 대표 프로듀서와 국민연금에 이어 3대 주주가 됐다. 항간의 소문처럼 그가 업계를 떠날 목적으로 키이스트를 넘긴 것은 아니란 의미다. 이 때문에 키이스트를 12년간 이끌며 노하우를 쌓은 배용준이 향후 SM의 배우 매니지먼트 부문을 총괄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SM은 “키이스트는 SM에 통합되며 기존의 명성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SM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맞물려 배우들의 보다 폭넓은 활동을 뒷받침할 것”이라며 “SM의 주요 주주가 된 배용준은 SM의 마케팅 및 키이스트의 글로벌 전략 어드바이저로서 활동하며 다양한 글로벌 사업 전략 수립 및 추진에도 힘을 보탤 예정”이라고 밝혔다.


◇왜 종합엔터기업이 돼야 하나?

가요계에서는 ‘No.1’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SM이 왜 다른 영역까지 넘보는 것일까? 단순한 사세 확장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변화하는 업계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라는 관측에 더 무게가 실린다.

최근 10년 사이 한류를 기반으로 국내외에서 양적·질적으로 팽창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최근 ‘통합’이 흐름이다. 대기업인 CJ E&M(CJ)이 대표적이다. 2009년 말 온미디어를 인수한 CJ는 방송, 영화, 가요계를 아우르는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했다.

CJ의 가장 큰 강점은 유통 플랫폼을 갖췄다는 것이다. 극장(영화), 채널(방송), 음원유통사(가요)를 모두 보유해 회사 내에서 생산한 콘텐츠를 자체 유통망을 통해 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CJ는 얼마 전부터 매니지먼트 사업에도 진출했다. 강다니엘, 에릭남, 손호영 등이 속한 MMO엔터테인먼트와 B2M엔터테인먼트 외에도 힙합 기획사 아메바컬쳐, AOMG, 하이라이트레코즈 등을 품에 안거나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매니지먼트 시장에서 세를 과시하고 있다. ‘구멍가게까지 집어삼키려 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맨파워가 한류 콘텐츠의 근간임을 고려할 때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는 평가도 있다.

또한 국내 최대 음원유통 사업자로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역시 덩치를 키우고 있다. 아이유가 속한 페이브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스타쉽엔터테인먼트, 킹콩 by 스타쉽, 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크래커엔터테인먼트 등이 로엔 산하에 있고, 자회사 메가몬스터를 통해 영상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로엔이 카카오에 인수되면서 이달 말 ‘카카오 M’으로 사명을 변경한 후에는 더욱 공격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시장 내 입지를 넓혀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전 세계 유통망을 갖춘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한류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거액을 투자하고, 중국 자본 역시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곳곳으로 뿌리내리는 상황 속에서 토종 기업인 SM은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했다.

결국 이런 분위기 속에서 SM은 맨파워와 콘텐츠 생산 능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청사진을 그렸을 가능성이 크다. CJ나 로엔처럼 콘텐츠를 유통하기 위한 인프라를 갖추는 것은 관련 법안까지 검토해야 하니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고려할 때 콘텐츠 사업자로서 역량을 키우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판단이 앞선 셈이다.

한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는 “한류 콘텐츠의 근간은 결국 실력과 높은 인지도를 갖춘 스타, 그리고 그들이 참여하는 노래, 드라마, 영화”라며 “가요 부문에서는 신인 트레이닝 시스템을 완성해 선순환을 이룬 SM이 배용준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배우 매니지먼트 시장까지 섭렵하고 궁극적으로 콘텐츠 제작 시장에서 리딩 그룹으로 나아가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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