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잘했어, 괜찮아”…팬들 경기 채팅창에 ‘밤샘 응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여자컬링 대표팀이 22일 오전(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노스베이 메모리얼가든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캐나다와의 예선 8차전에서 4-8로 패하자 유튜브 컬링TV를 통해 경기를 시청한 팬들이 “수고했어요. 팀 킴”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컬링TV 캡쳐

女컬링, 세계선수권서 ‘선전’
캐나다와 8차전 7500명 시청
4-8 패배에 격려 메시지 봇물
美엔 연장끝 9-8 역전승 ‘짜릿’
6승2패 3위… PO 진출 밝아

CNN “K-팝 스타만큼 인기”

팬들은 밤을 꼬박 새웠다. ‘팀 킴’ ‘갈릭 걸스’를 응원하기 위해서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여자컬링 대표팀은 22일 오전 3시(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노스베이 메모리얼가든에서 세계선수권대회 캐나다와의 예선 8차전을 치렀다. 스킵(주장) 김은정(28), 서드 김경애(24), 세컨드 김선영(25), 리드 김영미(27)와 김초희(22·이상 경북체육회)로 구성된 대표팀은 4-8로 패했다. 하지만 “괜찮아” “졌지만 잘했습니다” “팀 킴 파이팅” 등 응원 메시지가 줄을 이었다. 앞서 대표팀은 미국에 연장 접전을 펼쳐 9-8로 역전승을 거뒀다.

세계컬링연맹(WCF)은 세계선수권 경기를 유튜브 컬링TV를 통해 중계한다. 동시에 열리는 4게임 중 대체로 1경기만 중계하는 데 한국대표팀의 게임이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캐나다와의 8차전은 새벽에 열렸고, 유튜브 중계가 알려지지 않았음에도 7500명이 넘는 팬들이 시청했다. 채팅창은 한국어로 가득 찼다. 오전 10시 현재 한국-캐나다전의 동영상 조회수는 3만7000회가 넘었다. 지난 18일 세계선수권 첫 중계였던 스위스-중국전 동영상 조회 수는 4일이 지났지만 1만5000회, 한국-캐나다전과 같은 시간 진행된 미국-중국전은 8000회 정도에 그친다.

대표팀은 6승 2패로 3위다. 스웨덴과 캐나다에 모두 졌기에 4강 직행권이 주어지는 2위를 차지하는 것은 어려워졌다. 하지만 공동 5위인 체코, 미국(이상 4승 4패)과의 격차가 커 남은 4경기 중 2경기에서 승수를 보태면 6위 이내 진입은 확정된다. 세계선수권은 예선 1, 2위가 4강전에 직행하고 3-6위, 4-5위가 플레이오프를 펼쳐 승자가 준결승에 합류한다.

한편 CNN은 이날 대표팀을 집중 조명했다. CNN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갈릭 걸스’가 한국에서 케이팝 스타 수준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팀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휴대전화를 코치진에 맡긴 채 경기에만 집중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는 높아진 인기를 전혀 알지 못했다는 사연도 곁들였다. 김초희를 제외한 4명이 마늘로 유명한 경북 의성군 출신이기에 ‘갈릭 걸스’로 통한다.

CNN은 “지난 20년간 캐나다와 스웨덴이 세계여자컬링을 주도했으나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이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새로운 역사가 쓰였다”고 강조했다.

CNN은 또 대표팀이 2011년부터 경북체육회를 통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 거주하는 소년 보자닉 알리오자(16) 등을 후원하는 사실도 전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엔 알리오자가 대표팀에 응원 메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김영미는 유치원 교사가 되겠다던 꿈을 어린이 후원을 통해 대신하고 있다. CNN은 “갈릭 걸스는 한국뿐 아니라 보스니아, 베트남 어린이를 후원하고 있다”며 “김영미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꿈을 실현했다”고 소개했다.

CNN은 대표팀이 이웃을 돕겠다는 아름다운 마음을 지니고 있다고 칭찬했다. CNN은 “김영미가 ‘우리에게는 적은 돈일지라도, 아이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