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서해 수호의 날과 5大 안보 과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성만 前 해군작전사령관

정부가 주관하는 ‘제3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이 오는 23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된다. 2002년 제2연평해전,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 및 연평도 포격 도발 등 북한의 무력 도발을 잊지 말자는 취지의 행사다. 정부는 천안함 피격 사건이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점을 고려해 2016년부터 3월 넷째 금요일을 ‘서해수호의 날’로 제정하고 기념식을 해오고 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올해 기념식에는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도 참석한다. 특히 올해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을 거행하게 된다.

기념일에 즈음해 문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를 다음 5가지로 정리해 본다.

첫째, 북한으로부터 ‘천안함 및 연평도 도발’에 대한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 정전(停戰)협정, 유엔헌장, 남북합의서를 위반한 전쟁 도발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정부는 북한에 ‘이를 인정하고 사과, 책임자 처벌, 손해 배상, 재발 방지’를 요구해 왔다. 그런데 북한은 이를 거절하고 ‘천안함 사건은 한국 정부의 자작극, 모략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간 남북 군사회담을 수차례 개최했으나 성과가 없다. 따라서 다음 달에 열릴 남북 정상회담의 의제로 요구해야 한다.

둘째, 5·24 대북 제재 조치를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 그동안 잘 지켜지던 5·24 조치가 문 정부 들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지난 2월 북한 만경봉 92호가 묵호항에 입항하고, 우리 스키 선수들이 북한 마식령스키장에 가서 훈련을 했다. 도발 주범인 북한 통일전선부장 김영철이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차 방남(訪南)해 대통령도 만나고 귀빈대접을 받고 돌아갔다. 이는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한 조치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태권도시범단과 예술단의 다음 달 평양 방문은 5·24 조치를 훼손하는 일이다.

셋째, 문 정부는 ‘천안함 대북 규탄 결의안’ 반대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 현 정부는 천안함 폭침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국회는 2010년 6월 29일 ‘북한의 천안함에 대한 군사 도발 및 대응 조치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당시 여당이던 한나라당이 주도했던 이 결의안은 재적의원 291명 가운데 237명이 표결에 참석, 찬성 163표, 반대 70표, 기권 4표로 통과됐다. 당시 민주당 의원(현 여당) 70명 중 69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들의 상당수가 현재 국회에서 활동하고 있고 정부 요직을 맡고 있다.

넷째, 해상 북방한계선(NLL) 무력화(無力化) 남북 합의를 바로잡아야 한다. 해상 NLL은 불가침 경계선이자 해상 휴전선이다. 문 정부는 노무현 정부의 대북 정책을 계승하고 있다. 2007년 10·4 선언의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평화수역과 남북 공동어로구역은 NLL 무력화 소지가 있다. 성우회, 재향군인회, 전 해군참모총장과 해병대전우회 모두가 반대했다. 그해 11월의 제2차 남북 국방장관회담 합의문에는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통해 해상 불가침 경계선을 협의·해결하기로’ 했다. NLL은 통일될 때까지 지켜야 한다.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

다섯째, 도발 주범을 처벌해야 한다. 당시의 북한 김정일·김정은·김영철 정찰총국장 등을 우리 군사법원에 기소해야 한다. 궐석재판으로 판결해 인터폴을 통해 수배하고 현상금도 걸어야 한다. 북한의 해외재산 몰수도 추진해야 한다. 국내법과 국제법으로 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하지 않고 마냥 기다리면 국가와 국군의 정체성 상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