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마운드 ‘토종 좌완’ 빅뱅… “내가 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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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프로야구 마운드는 ‘좌완 천하’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왼손투수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토종 좌완투수가 맹위를 떨쳤다. 평균자책점 톱5 중 kt 피어밴드(3.04), 두산 장원준(3.14), LG 차우찬(3.43), KIA 양현종(3.44) 등 4명이 좌완투수였다. 탈삼진에선 양현종(158개), 차우찬(157개), 브룩스 레일리(156개·롯데) 등 3명이 톱5에 포진했다. 다승에선 상위 5명 중 양현종(20승), 장원준(14승) 등 2명이 왼손투수였다.

24일 개막되는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역시 토종 좌완투수가 마운드를 주름잡을 것으로 내다보인다. 양현종, 장원준, 차우찬이 절정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고 지난해 부상으로 휴업했던 김광현(SK)이 가세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거머쥐었던 양현종은 시범경기에서 2차례 등판, 모두 7이닝을 소화하며 3삼진을 낚았다. 볼넷은 1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평균자책점이 3.86으로 높지만, 시범경기의 목적이 구위 점검이라는 걸 고려한다면 의미는 없다. 양현종은 시범경기에서 145㎞까지 최고 구속을 끌어올렸다. 양현종은 25일 kt와의 경기에 선발로 예고됐다. 양현종은 “종전 시즌보다 페이스를 빠르게 올리고 있다”며 “지난해엔 운도 따랐지만, 올해는 더 나은 기량으로 KIA에 승리를 안기겠다”고 다짐했다.

양현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체인지업과 커브 등 변화구에 공을 들였다. 변화구의 각도를 더 크게 다듬었고 구속의 완급에도 신경 썼다. 양현종은 “타자들의 실력이 업그레이드됐기에 기존 투구 패턴을 그대로 구사한다면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배팅 타이밍을 뺏는 변화구에 포인트를 맞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장원준은 시범경기에서 2차례 출장, 모두 7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2.57을 유지했다. 삼진은 1개를 잡았고, 볼넷은 2개를 내줬다. ‘장꾸준’이란 별명처럼 올해 역시 꾸준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 시즌을 앞두고 ‘내구성’을 강화했다. 올해는 계약 마지막 해이기에 부상이나 기복 없이 선발진을 이끌겠다는 각오다. 장원준은 “두산이 다시 한국시리즈 타이틀을 탈환하기 위해 10승 이상을 반드시 챙기겠다”고 말했다. 장원준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스프링캠프를 마쳤다. 스프링캠프에서 식사량을 절반으로 줄여 몸은 가벼워졌고, 투구자세는 부드러워졌다. 9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에 도전하는 장원준은 “올해도 정규시즌 개막부터 포스트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선발 로테이션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차우찬은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도중 왼쪽 팔꿈치에 통증을 느껴 휴식을 취하는 등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지난 21일 넥센과의 시범경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2.2이닝을 3삼진을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막아내 ‘이상무’를 알렸다. 삼성 시절 호흡을 맞췄던 류중일 감독이 올 시즌 LG 유니폼을 입게 된 건 무척 반가운 일. 류 감독은 차우찬의 장단점은 물론 투구 습성, 팔꿈치 등 부상 부위와 상태를 꿰차고 있다. 류 감독은 “차우찬을 무리하게 투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코치진과 선수 본인의 의견을 들어본 뒤 등판 시기를 조율하겠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지난해 1월 왼쪽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지난 시즌 종적을 감췄다. 1년을 푹 쉰 덕에 팔꿈치는 완벽하게 나았고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김광현은 “재활이 계획대로 잘 진행됐고, 이제는 공을 던져도 아프지 않다”고 귀띔했다. 김광현은 지난 14일 NC와의 시범경기에 등판했다. 2016년 10월 이후 16개월 만의 실전. 김광현은 최고 152㎞의 빠른 직구를 구사하며 5이닝 동안 4삼진을 낚으면서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20일 kt와의 경기에서도 3이닝 동안 4삼진을 챙겼다. 2경기 평균자책점은 2.25로 만족스럽다.

김광현은 “기다려준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