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習리스크가 中 최대 불확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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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남 베이징 특파원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20일 막을 내렸다. 원래 양회는 성장률 목표치 등 경제 정책이 주목을 받는 행사다. 올해 양회는 정치가 주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집권 기반 마련을 위한 주석 3연임 제한 규정 삭제 등을 담은 개헌 논의 때문이다.

지난 5일 전인대 개막식이 열린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 안은 새벽부터 수백m에 걸쳐 줄을 서 입장한 내외신 기자들의 취재 열기로 가득했다. 왕천(王晨) 전인대 부위원장이 중국 헌법 수정 초안을 설명했다. 개헌안은 지난달 25일 관영 신화통신의 보도로 최초 공개됐다. 알고 보니 중국 지도부는 지난해 10월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직전부터 개헌 작업을 준비했다. 5개월 동안 극도의 보안 속에 최고 지도부인 공산당 중앙위원회 중앙위원들이 개헌안을 논의한 것이다. 지난 11일 개헌안은 일사천리로 통과돼 ‘시진핑 1인 천하’ 시대를 열었다. 이제 시 주석의 미래가 중국의 미래다. 시 주석이 언제까지 국가주석직에 있을지는 시 주석 자신만이 알고 있다. 이게 가장 큰 불확실성이다.

시진핑 체제의 미래를 놓고 중국 안팎의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긍정론자들은 중국이 현재 세계 경제 규모 2위의 G2 국가지만 시 주석이 목표로 제시한 21세기 중반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에 맞서 중화민족의 부흥을 이루기 위해 ‘시(習)황제’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중국 정치 분석가 앤메이셰의 말을 인용해 “중국은 ‘좋은 황제, 나쁜 황제’ 신드롬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나라”라며 “시 주석 옹호자들은 좋은 황제이니 오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보도했다.

부정론자들은 시진핑 시대가 1인 독재와 개인숭배, 문화대혁명 동란으로 점철된 마오쩌둥(毛澤東) 시절로 회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권력 유지를 위한 비민주적 통치가 횡행하는 ‘신권위주의’ 체제로 사회가 질식되고, ‘예스맨’들로 둘러싸여 자기 교정 능력을 상실하면서 중국을 오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의 중국 전문가 수전 셔크는 “잘못된 결정으로 큰 실수를 할 위험이 상존한다”고 1인 체제의 부작용을 꼬집었다. 미국의 저명한 중국 정치 분석가 데이비드 샴보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2008년까지는 중국 공산당이 당내 개혁 등을 시도하는 ‘연성 권위주의’ 체제였지만 2012년 시 주석 집권 이후 강력한 공산당 통제의 ‘강성 권위주의’로 변했다고 분석했다.

결국 시진핑 시대의 ‘롱런’ 여부는 성장과 분배의 조화를 이뤄내 경직된 사회 시스템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중국 민초들의 현재 인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 택시 기사는 “마오 시절로 돌아가서는 안 되지만 중국이 더 잘살려면 시 주석이 한 번 더 해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베이징 시민은 “시 주석 집권 기간에 빈부 격차는 더 커지고, 라오바이싱(老百姓·백성)의 삶은 더 어려워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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