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층 3.95평 독방 수감 MB ‘불면의 첫 밤’

檢, 내달 초 기소 방침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서울동부구치소 12층 독방에 수감됐다. 검찰은 추가 조사를 거쳐 다음달 초 이 전 대통령을 기소할 방침이다. 검찰은 다음주 초쯤 구치소 방문조사를 계획하고 있지만 이 전 대통령 측이 검찰 수사 자체를 거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추가 대면조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날 0시 18분 서울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구치소에 들어선 이 전 대통령은 신체검사와 건강검진, 수의 환복 등 입소 절차를 거쳐 12층 독방에 수감됐다. 교정당국은 경호 차원에서 이 전 대통령 외에는 다른 수감자를 수용하지 않고, 12층 전체를 비워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님’ 대신 수인번호로 불리게 된 이 전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독방(10.08㎡·3.04평)보다 조금 큰 총 13.07㎡(3.95평)의 독방을 쓰게 됐다.

전날 박범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10억 원이 넘는 뇌물수수 의혹 등을 받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해 “범죄의 많은 부분에 대하여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 범죄의 중대성 및 이 사건 수사과정에서 나타난 정황에 비추어 볼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으므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 관계자는 “오늘 이 전 대통령을 조사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고령인 이 전 대통령이 입소 절차 등을 진행하며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다음주 초쯤 서울중앙지검 송경호 특수2부장,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 등이 직접 구치소를 방문해 조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여러 번 조사할 수 없으니 최대한 효율적으로 조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저번 소환조사 때 입장을 다 밝혔다”며 “검찰이 구치소에 와도 조사를 안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막바지 보강 조사를 거쳐 2차 구속 만료일인 다음달 10일까지 구속영장에 담기지 않았던 혐의까지 포함해 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다사로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10억 원)과 김진모 전 민정비서관(5000만 원)이 받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현대건설이 다스의 자회사 홍은프레닝에 용역을 준 2억6000만 원 등이 이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에 더해질 가능성이 크다.

민병기·이정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