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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28일(水)
먼지 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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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규 논설위원

지난 사흘 연속 미세·초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어 서울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100㎍/㎥ 안팎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을 훨씬 초과했다. 이 기간 미세·초미세먼지는 제주도까지도 ‘나쁨’ 상태였다. 병원마다 호흡기 환자가 늘어서고 방진 마스크, 그것도 초미세먼지용 마스크가 천세나게 팔렸다. 먼지가 뭐길래.

옛날의 먼지는 단지 흙먼지일 뿐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거기에 매연물질 성분도 포함된 경우가 많아 건강을 위협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먼지를 더 세분한다. 지름 2.5∼10㎛ 크기는 미세먼지, 2.5㎛ 이하는 초미세먼지로 분류한다. 1㎛짜리 100만 개를 이어 붙여야 1m 길이가 된다. 먼지나 모래의 본색(本色)은 많고도 작다는 것이다. 이는 수의 단위에서 드러난다. ‘일-만-억-조-경-해-자-양-구-간-정-재-극-항하사…’는 1만 배씩 오름차순이다. 반대로 제로(0) 이하는 ‘할-푼-리-모-사(絲)-홀-미-섬-사(沙)-진-애-묘-막-모호…’순으로 소수점 단위가 하나씩 내려간다. 이 중 항하사는 갠지스 강의 모래를 뜻한다. 그리고 사(沙)·진(塵)·애(埃)·막(漠)도 먼지나 모래와 관련 있다. 이렇듯 작은 게 먼지다.

순우리말 먼지는 ‘몬+재’의 고어형이 변한 말이다. 물건 또는 흙에 재(灰)를 더한 복합어로, ‘먼지= 흙재’라는 뜻이다. 이에 비해 한자의 먼지 진(塵)은 사슴 록(鹿)자에 흙 토(土) 받침을 쓴 회의문자다. 사슴이 떼 지어 달릴 때 일어나는 흙먼지 모양을 담은 글자로 만들어졌다. 현대 중국어에서 먼지는 천아이(塵埃)·천투(塵土)·후이천(灰塵)이라 한다. 먼지 진의 간체자는 사슴 록 대신 작을 소(小)자를 쓴다. 일본어로는 호코리(埃) 또는 지리(塵)이다.

흙과 돌에서 태어난 초미세·미세먼지의 발생지를 놓고 그동안 중국과 갈등을 빚어 왔다. 호흡기계는 물론 순환기계 질환을 유발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연구팀이 초미세먼지가 중국에서 한반도로 날아온다는 물증을 찾았다고 한다. 중국 춘제(春節) 기간의 한반도 초미세먼지에서 불꽃놀이 폭죽 성분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중국의 발뺌이 머쓱해진 상황이다. 단지 국내 자동차와 굴뚝 공장 등에만 책임을 전가할 일이 아니다. 과학적 연구 데이터를 중국과 함께 검증하고 공동 해법을 찾아야 한다. G2 중국에 대해서도 할 말은 제대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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