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iz & Life >칵테일서 영감… 수제맥주 내놓은 특급호텔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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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시즌스 호텔 ‘찰스 H’
‘신비 마케팅’으로 유명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에 자리한 포시즌스 호텔 서울 지하 1층에는 고풍스러운 느낌의 바인 ‘찰스 H’가 있다. 하지만 호텔 어디를 눈 씻고 찾아봐도 위치를 알려주는 안내판이 없다. 고객이 스스로 바의 숨겨진 벽문을 열고 들어가야 비로소 입장이 가능하다. 일종의 ‘신비·비밀 마케팅’인 셈이다. 1920년대 미국 금주법 시대의 콘셉트를 적용한 핫한 바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갈수록 진화하는 특급호텔 마케팅의 한 일면을 보여준다. 찰스 H가 이번에도 새로운 접근으로 수제 맥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찰스 H는 호텔 업계에서는 최초로 칵테일에 영감을 받은 ‘Le 75’(사진) 맥주를 출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맥주는 전 세계를 여행하며 음식, 칵테일에 관한 글을 쓴 미국 작가 찰스 H 베이커가 프랑스 칵테일 ‘프렌치 75’에 영감을 받아 맥주를 만든다면 어떻겠느냐는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이에 맞춰 맥파이 브루어리와 함께 제주의 브루어리에서 협업해 쥬니퍼 베리, 레몬 껍질, 계피, 감초 뿌리를 넣은 새로운 맥주를 창출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 관계자는 “기존 맥주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맛, 향을 제공한다”며 “샴페인의 효모를 이용해 색다른 탄산의 느낌을 살렸다”고 말했다. 레몬 드롭을 넣어 맥주의 마지막 맛을 상큼하게 만들고 씨타넬 진, 프리미엄 프렌치 진이 적셔진 참나무 막대를 넣어 깊은 맛을 살리는 데 신경을 썼다. 찰스 H는 이미 뉴욕, 상하이, 쿠바 등 세계 각국에서 경험한 칵테일을 재해석하거나 클래식하게 조합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바의 내부는 화려한 실내장식과 테이블을 갖췄는데 한국의 전통 금속공예 이미지를 살렸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바에 들어가는 과정이 신기하고 흥미를 유발하는 데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인해 한번 들러 보고 싶어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