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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30일(金)
‘침묵의 살인자’ 미세먼지… 전세계서 700만명 목숨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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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지난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이 출근하고 있다. 이날 종로구 하루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106㎍/㎥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25㎍/㎥ 이하)의 약 4.2배가량이었다. 김선규 기자 ufokim@
WHO ‘1군 발암물질’ 지정
‘매우 나쁨’날에도 3분 환기
청소기보단 물걸레질이 효과

머리카락 굵기 20분의 1 크기
호흡때 기관지·폐에 달라붙어
혈관 타고 전신 돌며 질병유발
韓, 사망자 25년새 21% 늘어

국내 미세먼지 30%가 中 영향
노출정도도 20년째‘1위’오명

“미세먼지 오염 中에 항의하라”
靑에 국민 청원 20만명 돌파

미세먼지 저감법안 40건 발의
여야 공방 탓 국회서 잠자는중
올해 노후 火電 5기 가동중지
정부서 마스크 무상보급 검토

수소전기자동차 1대 운행하면
디젤차 2대분량 미세먼지 정화

佛, 매연 차량 도심 통행 제한
中·日,수소차·충전소 확대키로


‘조용한 살인자’ ‘잿빛 재앙’ ‘죽음의 먼지’.

모두 미세먼지를 가리키는 말이다. 30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약 700만 명(2014년 기준)이 미세먼지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1998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조사한 초미세먼지(PM2.5) 노출도에서 우리나라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고, 최근 결과에서는 2015년 관측 이래 가장 나쁜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민의 불안감은 임계치를 넘어선 지 오래다. 최근 일주일 새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온 ‘미세먼지’ 관련 청원은 1020건에 이른다. 그중 ‘미세먼지의 위험 그리고 오염 및 중국에 대한 항의’라는 글은 불과 닷새 만에 21만 명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의 공식 답변을 들을 수 있는 ‘20만 명 고지’를 넘어섰다.


1 미세먼지 왜 문제인가

WHO는 2013년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PM’(Particulate Matter)으로 표기하는 미세먼지는 입자 크기에 따라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1㎛=100만 분의 1m) 이하인 미세먼지(PM10)와 지름이 2.5㎛ 이하인 초미세먼지(PM2.5)로 구분된다.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머리카락 굵기의 20분의 1 이하인 아주 미세한 입자다. 미세먼지 입자에는 질산염·황산염·탄소·유기탄화수소 등 발암물질과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다. 미세먼지는 사람이 호흡할 때 코털이나 입안 점액질, 기도 등에서 걸러지지 않고 기관지나 폐에 달라붙는다. 몸속에 쌓인 미세먼지는 혈관을 타고 전신을 돌아다니며 인체 각종 기관에 염증을 일으키고, 암을 유발하며, 뇌 신경계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보험연구원이 OECD 자료를 분석한 결과, 초미세먼지로 인한 국내 사망자가 1990년부터 2015년 사이 21% 증가했다. 100만 명당 사망자는 2015년 기준, 270명으로 OECD 평균(220명)보다 높다. 이 중 초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자는 전 세계적으로 5세 이하가 5%, 70세 이상이 53%로 조사됐다.

2 실내는 안전한가

환기가 중요하다는 것은 상식이지만,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건물 밖의 상황이 더 나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환기를 해야 할지 망설이게 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일반 가정집 실내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40㎍/㎥지만, 청소기로 청소할 때는 200㎍/㎥, 이불을 털 때 250㎍/㎥, 음식을 조리할 때는 1160∼2530㎍/㎥까지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는다.

조현 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도 환기는 굉장히 중요하다”며 “환기가 잘 안 되는 실내 같은 경우는 미세먼지 농도가 확 올라가는 경우가 있는 만큼, 3분 정도 짧게 환기를 자주 해주는 게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창문을 열어 환기한 이후에는 구석구석 걸레질을 자주 해주는 것이 좋다. 바닥으로 가라앉는 미세먼지의 특징 때문이다. 공기청정기를 가동해도 미세먼지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건 아니다. 공기청정기가 미세먼지에 흡착돼 들어온 해로운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은 제거하지 못하기 때문에 공기청정기를 가동해도 반드시 환기를 함께 해주는 것이 좋다.

3 미세먼지 비중과 北 상황

지난해 7월 우리나라와 나사(미 항공우주국)가 공동으로 벌인 국내 대기 질 조사 결과, 국내 미세먼지의 3분의 1가량이 중국의 영향으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서울 송파구에서 측정된 초미세먼지의 경우 국내 요인이 52%, 국외 요인은 48%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내륙이 전체 기여율의 34%를 차지해 국내 미세먼지 발생의 가장 큰 외부적 요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도 평상시 국외 영향은 연평균 30∼50%, 고농도 시에는 60∼80%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도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높다. 2015년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연간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34.1㎍/㎥로, 한국(28.7㎍/㎥)과 일본(13.3㎍/㎥)보다 높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것은 중국발 미세먼지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나사 등의 자료를 보면 공장이나 차량이 훨씬 적은 북한의 미세먼지 농도가 우리나라보다 높다”며 “이는 중국발 미세먼지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했다. 김용표 이화여대 화학신소재공학과 교수는 “북한에서는 난방용으로 ‘갈탄’을 주로 사용하는데, 갈탄에서 생성되는 미세먼지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4 中공장 동부 연안 이전?

최근 김순태 아주대 환경공학과 교수가 환경부에 낸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약 8000만t이던 중국의 쓰레기 소각량이 2015년에는 1억8000만t으로 급증했다. 여기에 인구 증가와 매립지 부족 등으로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쓰레기 소각량을 2015년보다 두 배가량 늘릴 계획이다. 보고서에는 “현재 소각 처리는 중국 동부 연안 성(省)에서 주로 이뤄지는데, 더 많은 소각 시설이 이 지역에 만들어지는 추세”라며 “2015년 244곳이던 소각 시설이 현재 121곳 더 건설 중이고, 추가로 106곳의 건설이 예정돼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이 사실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중국 정부는 동부 연안 공장 이전과 관련해 “국가 환경 기준을 초과하는 기업은 (동부 연안에) 들어갈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중국이 경제적으로 발전하면서 과거 우리처럼 쓰레기를 아무 데나 매립하던 방식에서 소각 방식으로 정책을 바꾼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과 가까운 동부 연안 지역에만 생겼다고 볼 근거는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5 정부 미세먼지 대책은

정부는 지난 29일 미세먼지 관련 보완 대책을 발표했다. 보완 대책에 따르면, 올해 3∼6월 사이 진행될 노후 석탄발전소 5기 가동 중지와 별개로 미세먼지를 다량으로 배출하는 석탄발전소에 대한 ‘감축 운영(상한 제약)’ 방안을 추가로 검토하기로 했다. 그동안 수도권 공공부문에만 한정됐던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대상도 수도권 민간사업장과 전국 공공기관으로 확대된다. 어린이 등 민감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학교 공기정화장치 설치 기준’과 ‘확대 방안’ 등을 포함한 학교 고농도 미세먼지 대책도 다음 달 중 발표하기로 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에서 어린이집·유치원·학교·노인요양시설·대중교통 등에서 시행 중인 ‘마스크 보급사업’을 중앙정부 차원에서 무상으로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그러나, 중국 관련 미세먼지 대책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중국발 미세먼지 저감 사업 중 규모가 가장 큰 ‘한-중 공동 환경기술 실증 사업’(중국 공장에 한국산 집진기 설치 시 20% 지원)의 경우, 체결된 계약이 6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중국 공장 동부 연안 이전 문제’와 같은 실질적인 문제를 중국 정부와 협의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6 ‘전기사업법’ 개정안 실효성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지난 27일 추가 발의됐다. 이번 개정안은 석탄화력발전의 미세먼지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발전 연료로 6000kcal/㎏ 이상인 고열량탄을 사용하도록 규정했다. 현재 한국전력공사의 자회사인 발전공기업들은 석탄화력발전에서 사용하는 유연탄을 고열량탄(60%)과 저열량탄(40%)을 혼합해 사용하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 분석에 따르면 발전 연료인 유연탄을 고열량탄으로 전환할 경우, 미세먼지를 7∼10%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현재 석탄화력발전은 미세먼지 국내 발생량의 14%를 차지하고 있으며, 단일 오염원 중 미세먼지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어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적되고 있다.

7 산업계 저감 사업은

자동차 업계는 ‘달리는 공기청정기’ 기능을 가진 수소 전기자동차를 대표적인 미세먼지 저감 대책 사업으로 꼽고 있다. 수소차는 화석연료와 달리 엔진에서 연료를 폭발시키는 게 아니라, 연료전지라는 장치에서 수소와 대기 중의 산소를 화학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한다. 부산물로는 공기와 수증기만 나오고, 고성능 공기 필터가 장착돼 있어 공기 중의 초미세먼지까지 제거한다.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10% 이상이 내연기관 차량 위주인 수송 부문에서 배출되고, 수도권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의 30% 정도가 경유차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미 유럽에서는 법적으로 경유차를 막으면서 자동차업계와 함께 수소 전기 자동차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수소연료전지차(수소전기차·FCEV) ‘넥쏘’는 1시간 운행하면 공기 26.9㎏이 정화된다. 성인(체중 64㎏ 기준) 1명이 1시간 동안 호흡하는 데 필요한 공기량은 0.63㎏. 넥쏘가 1시간 동안 걸러서 내보낸 공기(26.9㎏)로 43명이 1시간 동안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셈이다. 넥쏘 1대 운행 시 디젤차 2대 분의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8 수도권 저감조치 대책은

‘수도권 미세먼지 저감조치’는 이틀 연속으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모두 50㎍/㎥를 초과해야 발령된다.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 서울·경기·인천은 지역 내 행정·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사업장과 공사장 운영시간을 단축하거나 조정하고, 공공기관 직원은 ‘차량 운행 2부제’를 시행해야 한다. 추가로 서울시는 공공기관 주차장을 전면 폐쇄해 시민의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고 있고, 경기도는 도내 16개 노선 간선 급행버스 185대에 마스크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발령된 지난 1월 15일과 17일, 18일 세 차례 동안 ‘대중교통 무료’ 정책을 추진하면서 총 15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교통량 감소가 1.7%에 불과했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거센 논란에 직면해 시행 두 달 만에 중단했다. 이런 서울시의 대중교통 무료 정책에 대해 남경필 경기지사는 “포퓰리즘 미봉책을 당장 중단하라”며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판했고, 박 시장이 “늑장 대응보다 과잉 대응이 낫다”고 반박하면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9 국회에 잠자고 있는 법안은

정치권에서도 부랴부랴 미세먼지 관련 법안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지만, 본회의 통과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관련 법안만 40여 건으로,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미세먼지 대책 특별법안’과 같은 당 강병원 의원과 송옥주 의원이 발의한 ‘미세먼지 저감 특별법안’과 ‘청정대기 4법’ 등이 대표적이다. 세부적으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미세먼지를 규정하고 이를 줄이기 위해 다각적인 측면에서 규제를 가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법안심사소위원회는 지난 27일 회의를 열고 뒤늦게 법안 심사를 진행했지만, 진전을 이루지는 못했다. 여야가 미세먼지 문제가 국민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속도를 내자는 데는 뜻을 같이했으나, 미세먼지 대책 특별법을 마련하는 것과 관련 대책을 기존 대기환경보전법에 포함하는 방안 등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10 외국 개선 사례

주요 국가들은 초미세먼지 발생량의 40%가 교통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친환경 교통수단 도입 및 경유 차량 운행통제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경우, 차량을 5등급으로 구분해서 단계적으로 도심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 일본도 2003년부터 도쿄(東京)에서 디젤차 운행을 제한하고 있으며, 오는 2025년까지 수소차 20만 대와 충전소 640개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동북아 지역에서 미세먼지 발생 주범 의혹을 받고 있는 중국도 2030년까지 수소차 100만 대, 충전소 1000개소를 세울 계획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는 1940년대부터 자동차 배기가스로 인한 황갈색 스모그로 큰 고통을 겪었다.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신규 판매 차량의 배출 기준을 엄격히 정하고 차량에 대한 배출 검사도 강화해 질소산화물 등을 1962∼2012년 50년간 70∼80% 감축했다.

이해완·박민철·박효목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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