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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02일(月)
北核 둘러싼 ‘두 동맹’의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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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교 국제부장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2018년 4월이 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오는 27일 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는 물론 동북아 질서의 새판짜기에 들어간다. 5월 미·북 정상회담은 그 달라진 정세를 담판 짓는 자리다. 6·25 정전 이후 65년 만에 그려지는 큰 그림이다. 북핵 문제의 극적 해결이 이뤄질지, 재앙적 충돌로 치달을지 서울과 워싱턴, 평양과 베이징(北京)에는 고도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미국 보수 진영은 회의적이다.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국장은 3월 28일 “북한이 말하는 한반도 비핵화는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보호 중단”이라고 언급했다. 더 섬뜩한 관측도 흘러나온다. 미 국가이익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소장은 다음 날 “미·북 정상회담이 일어나지 않거나 잘못되면, 더 이상 외교적 해결은 없고 전쟁의 길만이 남아 있게 된다”고 전망했다.

한반도는 두 개의 힘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국제정치면에서 보면 한쪽에는 한·미 동맹이 위치하고, 맞은편에는 조·중 우호조약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은 1953년에 조인된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의거해 외국 군대의 주둔을 허락했고, 안보를 미국에 위탁했다. 북한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북한은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베이징과 모스크바를 왔다 갔다 했지만, 군사적으로 중국과 연결이 깊었다. 1961년 조·중 우호, 협조 및 호상 원조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고 외부 침공에 따른 전쟁상태에 처하면 지체 없이 서로 군사적 원조를 제공한다고 약속했다. 김 위원장이 베이징으로 달려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에게 공산당 일당통제의 사회주의 유대를 강조한 것은 혈맹 중국의 존재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상기시키기 위한 측면을 갖고 있다.

한반도에는 또 다른 두 가지 형태 동맹의 기류가 흐른다. 눈에 보이는 동맹과 눈에 보이지 않는 동맹이다. 후자는 민족이라는 단어로 이어진 물밑의 심리적 동맹이다. 중심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한의 핵 개발은 일리가 있고, 남한을 겨냥한 게 아니다”라는 언급처럼 북한 핵은 자위용이라는 인식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 남한의 친북 좌파진영은 북한을 외부세력에 공동대처할 협력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문정인 외교안보특보가 3월 31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내세운 일괄타결-순차적 이행론은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론과 사실상 이음 동의어다.

군축 전문가들은 핵 협상의 경우 동결과 증강제한, 감축과 폐기인지를 놓고 조건 논의에만 긴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기초, 폐기, 폐쇄 사찰까지 수년 이상이 필요하다. 불시사찰에서 문제가 불거진다면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결국 김 위원장의 전향적 선언이 없다면 북한이 파놓은 시간의 덫에 빠질 소지가 다분하다. 미·소 중거리핵미사일 폐기조약(INF) 등 오랜 핵 협상 노하우를 갖고 있는 미국이 북한에는 일괄타결 방식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는 이유다. 동맹은 국가의 생존을 위한 안전보장의 합의다. 외부 위협 요인을 해결하려면 흔들리지 않는 군사적 역할 분담도 요구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내세우는 비핵화가 어디로 향하는지, 누가 진정한 동맹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결정의 시간이 지금 문 앞에 와 있다.

jk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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