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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지식카페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04일(水)
‘차이나 2025’ 美와 知財權 무역전쟁 불러… 새우등 터진 한국
中의 핵심기술 선진국 의존 탈피 로드맵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김경수의 글로벌 경제 이야기 - (16) ‘美·中 대결’ 후폭풍

‘차이나 2025’ 獨이 롤모델
핵심부품 70% 국산화 목표
86년 마에카와 보고서 닮아
日은 버블시대 뒤 장기침체

美,對中관세 제재 효과 의문
中,수입규제땐 되레 美 타격

‘G2 힘겨루기’ 필연적인 일
수출의존 한국경제 큰 부담


#1. 수입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폭탄에서 시작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은 중국에 대해 최대 연 600억 달러에 이르는 10개 부문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제재로 확대됐다. 이 조치가 과연 어떻게 결론이 날지 두고 봐야 하겠으나 국제여론은 철강관세 발표 당시와 미묘한 차이가 있다.

우선 철강관세와 마찬가지로 관세부과가 부당하거나 당초 기대효과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다. 3750억 달러에 이르는 대중국 무역적자는 저축과 투자의 갭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에 따른 것이며 무역적자를 줄이는 것이 우선주의에 걸맞은 정치적 승리일 수는 있으되, 결코 경제적 승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데이비드 오터가 공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미친 영향을 수입품목별, 미국 내 722개 지역별로 분석한 연구시리즈인 ‘중국의 무역충격’은 비록 지역에 따른 고용, 임금에 부정적인 파급효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교우위이론을 지지하고 있다. 즉 대중국 교역의 순효과는 긍정적이며 따라서 대중 적자는 우려할 문제가 아니다. 형평성의 관점에서 관세제재보다는 중국이 관세를 내리고 외국 기업의 합작투자에 대한 규제를 철폐하는 것이 올바른 대안이라는 논리적 귀결이 유도된다.

나아가 대중 무역수지 불균형 축소에 대한 회의론이다. 아이폰은 부품을 중국에서 조립해 수입한다. 만약 애플이 베트남으로 수입처를 바꾼다면 비록 대중 무역수지는 개선되겠지만 대외 무역수지는 변함이 없다. 더욱이 중국은 연 1300억 달러의 대미수입품에 대한 보복이 가능하며 보잉 대신 에어버스를 수입하면 양국 모두 손해를 보게 된다.

그러나 철강관세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대로 짚었다는 공감대가 있다. 그동안 미 언론은 미국 기업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고 외국 기업에 대해 차별적 규제를 가하는 등 중국의 중상주의적 행태를 비난해 왔다. 중국을 경제적 침략을 추구하는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한 트럼프 대통령이 ‘매년 중국이 수천억 달러의 지적재산을 훔쳐간다’고 비난한 데서도 엿볼 수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칼럼니스트 그레그 입은 ‘트럼프가 아니다. 중국이 무역전쟁을 시작했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그는 ‘정보기술(IT) 제품은 속성상 오직 하나의 승자만이 존재하며, 현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는 중국의 불공정 관행을 제어할 수 없고, 미국만이 피해를 보는 나라가 아니며, 중국은 일본이 아니다’는 요지로 대중 관세제재를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를 지지했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설을 통해 중국이 지적재산권을 침해하고 있음은 의문의 여지가 없으며 중국의 중상주의 정책은 자유무역 기조와 양립할 수 없음을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의 관세제재는 이 문제의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며 대신 미국은 유럽연합(EU), 일본과 협력해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적재산권에 관한 중국의 불공정 관행에 대한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토록 갈등이 한꺼번에 불거진 것은 처음이다. 이 갈등은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메이드 인 차이나 2025(중국제조 2025·이하 차이나 2025)에서 비롯한다.



#2. 독일의 산업 4.0을 롤모델로 해 2015년 발표한 차이나 2025는 중국이 반도체, 인공지능, 전기자동차, 생명공학과 같은 핵심 기술을 선진국에 의존하는 데서 벗어나기 위한 로드맵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핵심 부품 및 재료의 국내 생산은 2020년까지 40%, 2025년까지 70% 수준으로 끌어올리게 된다.

산업 4.0의 핵심은 지능형 생산, 즉 생산에 IT를 접목하는 것이다.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중소기업을 글로벌 생산 및 혁신 네트워크에 보다 효율적으로 연결함으로써 대량 및 맞춤형 생산을 이루는 데 목적이 있다.

한편 중국 공학원 인력이 3년 가까이 투입되고 정보통신산업부(MIIT)가 주도한 차이나 2025는 독일의 산업 4.0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다. 중국 기업의 효율성과 질적 수준이 천차만별하기 때문이다. 중진국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단기간에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차이나 2025에 중앙정부 예산이 15억 달러 이상, 지방정부 예산도 16억 달러 이상 투입될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과 재정수단 외에도 정부는 제조업 혁신센터(2020년 15개, 2025년 40개)를 설립하는데, 이미 5개의 국가 제조업 혁신센터와 48개의 지방 제조업 혁신센터를 조성했다.

차이나 2025는 이번에 트럼프 정부의 표적이 된 10개 우선순위 분야를 제시하고 있다. 첨단정보기술, 자동화 공작기계 및 로봇, 항공우주 및 항공장비, 해양장비 및 첨단기술선적, 첨단철도운송장비, 신 에너지차량 및 장비, 전원(電源)장비, 농업장비, 신소재, 생물학제약 및 첨단의료제품 등이 그것이다.

최근 FT는 중국의 불공정 사례를 담은 백악관의 보고서에 열거된 중국 기업을 소개했다. 로봇산업의 핵심으로 알려진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미데아 그룹(Midea Group), 스위스 농화학 및 바이오텍 분야 글로벌 기업인 신젠타(Syngenta AG)를 440억 달러에 인수한 국영기업 켐차이나(ChemChina), 세계 최대의 철도차량 제조회사인 CRRC, 중국 국영항공기제조회사 코맥(Comac)과 에이빅(Avic), 칭화(淸華)대학의 칭화 유니그룹(Tsinghua Unigroup), 세계에서 가장 큰 유전자 회사 BGI 등이 그것이다.



#3. 비록 그 내용은 전혀 다르나 나라 경제가 기로에 섰을 때 비전과 목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차이나 2025는 일본의 마에카와 보고서를 연상하게 한다. 마에카와 하루오(前川春雄) 전 일본중앙은행 총재가 주도한 마에카와 보고서는 1986년 4월 당시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총리의 사적자문기구가 일본 경제의 국제화 방안을 골자로 발표한 것이다.

마에카와 보고서는 일본 경제가 수출에서 내수 중심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1985년 플라자협정으로 엔화가치가 상승해 수출을 통한 경제성장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았고 더욱이 미국과의 갈등을 야기했던 대미흑자를 줄이는 것은 중요한 과제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시장개방, 규제완화, 주택과 토지공급 확대, 사회간접자본 확충, 농업생산성 개선, 노동시간 단축, 정부 간 원조 확대 등을 제시했다.

실제로 일본은 대외균형과 성장이라는 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요와 공급 모두에서 접근했다. 저축을 억제하고 가계소득 증진을 통해 대미흑자를 줄이고자 했으나 그보다는 아시아 국가 대외수지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가계소득 증가는 노동비용을 높여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결과적으로 많은 일본 기업이 해외로 진출했다. 농산물시장의 자유화는 단지 대미흑자를 한계적으로 줄였을 뿐 흑자관리를 위해 국내로 유입된 경상흑자를 해외로 내보내면서 대규모 자본수출이 일어났다. 1988년에 개봉된 영화 ‘다이하드’에서 보듯이 당시 일본은 오늘의 중국처럼 전 세계를 사들이는 자본수출국이었다. 1985~1988년 사이에 외국인직접투자(FDI)는 550%가 증가했다.

마에카와 보고서가 생각했던 일본은 실현되지 못했다. 금융자유화, 엔화국제화의 결실을 봤을 뿐이다. 엔화가치 상승으로 대미흑자를 줄이려 했으나 1987년 달러화 가치하락을 억제하기 위한 루브르 합의(Louvre Accord)로 막대한 유동성이 일본 국내로 유입돼 버블시대를 맞았다. 그리고 3년 뒤 일본 경제는 장기침체에 빠졌다.



#4.‘중국은 일본이 아니다’는 입의 주장은 차이나 2025와 마에카와 보고서의 내용에서 잘 드러난다. 장기침체에 빠졌던 일본은 결국 중국에 주요2개국(G2) 자리를 넘겨주었다. 과연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G1의 지위에 오를 수 있을까. 여기에는 긍정적 시각과 부정적 시각이 공존한다. 후에 인도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R 라잔은 저서 ‘단층선들’(Fault Lines, 2010)에서 중국이 글로벌 경제의 위상에 걸맞은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독일, 일본처럼 수출의존적 경제에서 벗어나 균형성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은 2006년 37% 정점에서 하락, 2016년에는 20%가 안 된다. 중국이 미국의 무역제재에도 불구하고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이처럼 낮아진 수출비중에 있다.

그러나 한편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권력, 번영 그리고 가난의 기원’(2012)의 저자 대런 애쓰모글루와 제임스 로빈슨은 성장모델로서 중국의 ‘권위주의적 성장’을 폄하했다. 권위주의적 성장모델은 비록 빈곤으로부터의 탈출에는 성공할 수 있으나 궁극적으로 엘리트계층의 이해관계가 대중집단과 충돌하기 때문에 번영으로 이끌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중국의 미래가 어느 쪽으로 가든 앞으로 G2 간 갈등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두 나라 사이에 벌어질 게임을 예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적자국 미국은 흑자국 중국에 들이댈 더 많은 무기가 있으며, 따라서 중국에는 힘겨운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관세제재와 별도로 미국은 중국 기업이 미국 기술을 취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 기능을 강화하고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도 적용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글로벌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미국과의 무역전쟁비용을 GDP 대비 1.3~3.2%, 미국은 0.2~0.9%로 추정했다.

한편 미국은 중국뿐 아니라 일본, 독일, EU, 한국,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회원국인 캐나다 등 주요 동맹국과도 상당한 적자를 보기 때문에 전략적 경쟁자인 중국을 쉽게 제압하기는 어렵다. 일본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11을 주도하고 있고,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철강관세에 공동대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더욱이 중국에는 애플, 제너럴모터스, 캐터필러 등 다수 미국 기업이 활동하고 있어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글로벌 경제에서 힘겨루기가 어떤 모습을 보이든 이제 두 거대국가 사이의 갈등은 수출의존적 경제구조를 가진 소규모 개방국이며 지정학적 위험이 높은 한국 경제로서는 큰 도전이 아닐 수 없다.

A 알레시나가 공저한 ‘국가의 크기’(The Size of Nations, 2003)에서 거대국가를 홉스의 리바이어던에 비유, 지대추구행위를 중요한 속성으로 보았듯이 자칫 ‘경전하사(鯨戰蝦死)의 우려(虞慮)’가 있다. 위험한 삶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문화일보 3월 14일자 24면 15회 참조)

한국경제학회장 (성균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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