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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스타일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05일(木)
낡고 음침한 亞최대 집창촌… 色을 입다, 희망이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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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어둡고 음침하던 인도 서벵골주 콜카타의 소나가치 홍등가(맨 왼쪽 사진)가 최근 트랜스젠더 예술가들의 벽화로 화려하고 밝은 모습(오른쪽 사진)으로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다. 이들은 벽화 작업을 통해 성매매 여성에게도 삶과 행복에 대한 권리가 있음을 일깨워주고 싶다고 밝혔다. EPA·BBC방송
- 벽화로 리모델링… 다시 태어나는 ‘인도 소나가치’

英식민지배 때 性매매 시작돼
현재 1만1000명 몸팔며 생활

트랜스젠더·매춘부들 힘 모아
건물에 밝은色으로 벽화 작업

성적학대 저항운동 곳곳 확산
성매매여성 권익 위한 다큐도


‘현재의 모습이 어찌 됐든, 그들에게도 희망이 있습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홍등가로 유명한 인도 콜카타의 ‘소나가치’의 집창촌 건물들이 그라피티 같은 벽화를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매춘을 죄악으로 여기는 부정적인 시선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각각의 처지로 소나가치로 흘러들어온 성매매 여성들도 행복한 미래를 꿈꿀 권리가 있다는 측면에서 지구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최근 인도 콜카타 마블궁전에서 약 1㎞가량 떨어진 집창촌 소나가치에서 트랜스젠더 출신의 예술가와 매춘부들이 힘을 모아 낡은 사창가 건물에 벽화작업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소나가치의 음침하고 오래된 건물에 밝은색의 페인트를 이용해 다양한 문양의 그림을 그려 넣음으로써 ‘매음굴’의 어두운 느낌을 탈피하고 있다. 또 빨갛게 매니큐어를 바른 여성의 가녀린 손과 인도 남녀의 얼굴을 현대적으로 표현한 작품들로 몽환적인 느낌을 연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외신은 “매음굴에서 예술이 꽃피고 있다”고 전했다.

소나가치의 벽화는 성매매 여성들도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이다. 성매매 여성들은 하룻밤에 적게는 200루피(약 3260원)에서 많게는 2만 루피(32만6000원)에 몸을 팔면서 허름한 건물과 청결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 고단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성매매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당장 생계를 이어갈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그들의 그림은 보다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상징하고 있는 셈이다. 1998년 인도 뭄바이에서 발족한 아프네압(Apne Aap)을 비롯한 성매매 여성 자활 지원단체 등은 이 같은 활동을 통해 성매매 악순환의 굴레를 깨고 자립으로 나가는 교육을 하고 있다.

인도에서 조직적 성매매나 호텔 및 공공장소에서의 성매매는 불법이지만 개별적 성매매는 단속 대상이 아니다. 인도에는 8곳의 홍등가가 아시아에서 유명한데, 그중에서도 소나가치는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홍등가다. 벵골어로 ‘금나무(tree of gold)’라는 의미의 소나가치는 영국 식민지배 당시 동인도회사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향에 부인을 두고 온 영국 군인들을 위해 동인도회사가 인도의 과부들을 이곳 소나가치로 데려와 매춘으로 돈을 벌도록 한 것이다. 현재 이 거리에는 성매매를 위한 5∼6층짜리 건물 수백 개가 줄지어 있으며, 약 1만1000명의 매춘부가 이곳에서 성매매를 하며 생활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인도 전체적으로는 300만 명의 성매매 여성이 존재해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소나가치에는 매춘부들의 노동조합이자 이익단체인 ‘더르바르위원회(DMSC)’도 있다. 지난 1992년 소나가치 매춘부들 사이에서 콘돔의 의무적 사용과 남성들의 성적 학대에 대한 저항을 요구하며 시작된 DMSC는 인도 전역으로 확산됐다. 현재는 웨스트벵골 지역의 6만5000여 명에 달하는 매춘부가 성매매 여성의 안전과 권익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주요 조직으로 자리 잡았다. 또 소나가치는 에이즈 등 성병의 전염을 막기 위해 활동하는 국제적 비영리 단체들이 사무실을 두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워낙 긴 역사와 큰 규모를 가진 매음굴인 만큼 소나가치는 많은 작품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지난 2005년에는 소나가치 매춘부의 아이로 태어나 집창촌에서 살아가는 어린 청소년들을 다룬 이야기 ‘꿈꾸는 카메라- 사창가에서 태어나’가 아카데미 최고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소나가치 성매매 여성들의 권익 운동을 생생하게 담은 다큐멘터리 ‘밤의 요정들의 이야기’도 지비카어워드에서 최고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mail 김다영 기자 / 사회부  김다영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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