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운명의 봄>“한반도 주변국 공동으로 北체제보장 해야”

- (2) 中 전문가 진단

“北核폐기 따른 국제제재 완화
유엔이 기준 마련해 역할해야
中, 北·美 사이 촉매제 될 것”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향후 남북 및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를 도출하려면 먼저 한반도 주변국들이 공동으로 북한에 체제 안전 보장을 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방식에는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이후 핵폐기 방법 결정과 평화협정 체결의 빅딜을 거쳐 단계별로 비핵화 프로세스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5일 진징이(金京一) 베이징(北京)대 한반도연구센터 교수는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미·북 회담을 제의한 것이 ‘시간 벌기용’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으나 결국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이라는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비핵화 방안으로 북한이 핵폐기를 선언하고 미국은 평화협정 체결에 나서는 빅딜을 제안했다. 그는 “빅딜 이후 단계적 비핵화 과정에서 과거처럼 갈등이 벌어질 수 있지만 북한과 미국이 이견과 갈등을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특히 “중국은 평화협정 체결에도 당사국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는 대북제재 완화와 관련해 “유엔이 나서서 북한의 비핵화 행동에 따른 완화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선 핵폐기, 후 제재 해제’를 원칙으로 하는 미국을 감안해 유엔이 제3자 역할을 하면서 북한을 견인하자는 취지다.

장롄구이(張璉괴)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는 “북한의 핵 포기 의사 표명은 북한의 생존 위협에 따른 정책 전환, 미국의 최대 압박과 관여 정책, 중국의 일관된 비핵화 원칙 등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향후 비핵화 과정에서 관련국들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최고 권위를 가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다자간 협상의 내용을 보장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천이신(陳一新) 중국문화대 교수는 중궈스바오(中國時報) 기고에서 “미·중이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을 먼저 제공해야 한다”며 “이 과정을 거쳐 다음의 북핵폐기 방법론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폐기 방법으로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는 방안 △북한이 핵 및 미사일을 유엔이나 미·중 한곳에 맡겨 폐기하는 방안 △미국과 중국의 감독하에 북한이 스스로 핵과 미사일을 폐기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위사오화(虞少華)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연구원은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핵폐기 및 검증 과정에서 상호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