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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썸랩 Pick’ 금주의 커플 & 스토리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06일(金)
암 발병에 약혼男이 이별 통보…투병중 병원서 새로운 사랑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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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정·이형수 커플

“유방암을 선고받자마자 결혼을 약속했던 그 사람이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암 선고가 그랬던 것처럼 그저 이별을 받아들이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그를 원망하지 않습니다. 진짜 제 곁을 지켜줄 사랑을 만났거든요.”

올해 서른이 된 이희정(여·사진 오른쪽) 씨는 지난해 상견례를 앞둔 남자로부터 헤어지자는 통보를 받았다. 이별 통보는 희정 씨의 병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는 고백이기도 했다.

‘앞으로 또 무엇을 잃게 될까.’

희정 씨는 그에 대한 원망보다 두려움이 컸다고 한다.

“전화로 결혼을 약속한 사람에게 이별 통보를 받았어요. 그에게서 ‘더 이상 미래가 안 보인다’는 말을 듣는데, 붙잡을 용기가 나지 않더라고요.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들었어요. (결혼할 사람에게) 차인 게 자랑할 일도 아닌데 아는 사람한테 말하면서 풀기도 싫었어요. 하지만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충격이 너무 컸죠.”

당시 희정 씨는 암 치료를 위해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그 병원 원무과에서 일하던 이형수(33) 씨는 희정 씨 이야기를 듣게 됐다. 정확히 말하면, 들어줬다.

병원 응급실 치료를 마치고, 요양병원으로 돌아가는 길. 희정 씨는 병원 차 안에서 그동안의 얘기를 형수 씨에게 털어놨다. 이야기를 듣던 형수 씨는 희정 씨를 대신해 전 남자친구를 원망하기도 했다. 희정 씨는 그런 형수 씨가 고마웠다.

그날 이후 둘은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대부분인 병원에서 거의 유일한 친구가 됐다고 한다.

하루는 형수 씨가 핸드크림과 함께 로또를 선물해줬다.

“사실 그동안 로또를 사본 적이 없어서 다른 일반 영수증인 줄 알고 버리려고 했어요. 근데 자세히 보니까 로또더라고요. 뒤늦게 알고 빵 터졌죠. 형수 씨는 제가 (결혼을 약속한 남자와) 이별로 힘들어하니까, 로또를 선물했다고 하더라고요. 안 좋은 기억 대신 차라리 (로또) 당첨되면 그 돈으로 뭘 할지 즐거운 상상만 하라면서요. 암 선고 이후 처음 느낀 감동이었어요.”

헷갈렸다. 희정 씨는 동정인지 호감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또 형수 씨가 자신에게 호감을 보인 거라고 하더라도, 건강 때문에 이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고 희정 씨는 말했다.

혼란스러울 때 형수 씨가 먼저 ‘좋아한다’며 속마음을 내보였다. 희정 씨도 형수 씨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던 터. 그래도 항암 치료 중인 데다 사람에게 상처를 받은 직후라 그의 고백을 선뜻 받기 어려워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연인이 아닌 ‘보호자’로라도 곁에서 힘이 되고 싶다는 형수 씨의 고백에, 희정 씨는 더 이상 자신의 감정을 부정할 수 없었다. 그날 둘은 서로의 감정에만 충실하기로 했고, 그렇게 연애가 시작됐다.

현재 희정 씨는 암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큰 수술은 모두 마쳤다. 형수 씨는 자신의 바람대로 그녀의 연인이면서 동시에 보호자가 됐다.

유방암 진단으로 ‘앞으로 무엇을 잃게 될까’ 두려움에 떨던 시간은 언제 그랬냐는듯 끝나가고 있다. 차차 이들에게 봄이 오고 있다. sum-lab@naver.com

※해당 기사는 지난 한 주 사이 네이버 연애·결혼 주제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콘텐츠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더 많은 커플 이야기를 보시려면 모바일 인터넷 창에 naver.me/love를 입력해 네이버 연애·결혼판을 설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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