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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06일(金)
동·식물의 유기적인 소통…‘자연의 경이로운 共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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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비밀 네트워크 / 페터 볼레벤 지음, 강영옥 옮김 / 더숲

독일의 숲 전문가 페터 볼레벤이 들려주는 자연과 생명의 교감과 연대, 삶과 성장에 대한 이야기다. 볼레벤은 ‘동물의 사생활과 그 이웃들’‘나무수업’ 등의 저작을 통해 자연이 얼마나 복잡하고 정교한 메커니즘으로 구동되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요소가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에 대해 들려줘 왔다. 새로 나온 이 책도 이런 이야기의 연장선에 있다.

세계 35개국에 번역된 전작 ‘나무수업’에서 저자는 나무들이 숫자를 세고, 기억을 하며, 경험을 통해 학습한다는, 심지어 오래된 나무가 다른 나무의 엄마 역할을 하고, 아픈 나무를 가까운 곳의 나무들이 돌보고 키운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보여줬다. 전작이 숲에 대해 말하면서 나무의 성장사에 집중했다면, 이번 책에서는 동물과 식물, 작은 균류에 이르기까지 숲을 이루는 다양한 것들을 세심하게 다루고 있다. 서로 다른 개별적인 존재들이 숲에서 서로 어떻게 소통하고 연대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동맹을 맺고 배신하는지 등을 다룬 이야기들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경이롭다. 특히 숲 속의 작은 변화가 생태에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혹은 거꾸로 생태 변화가 어떤 사소한 변화에서 기인하는 것인지 등을 들여다보는 대목이 자못 흥미진진하다. 인간의 간섭이 생태의 정교한 시스템을 어떻게 단번에 망가뜨리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가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늑대 이야기다.

1920년대 농가 가축을 위협한다는 인근 지역 농부들의 압박으로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거의 모든 늑대가 사살됐다. 얼마 뒤 지역의 생태계에서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 홍수가 잦아지고 토양이 쓸려 내려가면서 강이 황폐해졌다. 모두 늑대가 사라지면서 나타난 현상이었다. 늑대가 멸절되고 먼저 천적이 없는 초식동물의 번식이 늘었다. 이들이 나무와 풀을 뜯어 먹어 숲은 이내 벌거숭이가 돼 황폐화됐다. 먹이가 되는 활엽수가 사라지면서 비버의 개체 수도 감소했다. 비버는 강에 제방을 쌓아 유속을 느리게 하면서 습지생태계를 풍성하게 만드는데, 비버가 줄어드니 습지 역시 사라져 갔다. 이뿐만 아니었다. 사슴의 수가 늘자 먹이를 두고 경쟁하는 그리즐리 곰도 만성적인 식량부족에 시달렸다. 생태계는 온통 혼란에 빠졌다. 뒤늦게 심각성을 알게 된 인간들이 늑대복원사업을 벌이면서 이런 수많은 문제를 되돌릴 수 있었다. 저자는 다양하고 방대한 자연의 네트워크를 보여주는 인상적인 사례를 골라낸 뒤, 다양한 사례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아내서 전체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332쪽, 1만6000원.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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